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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라 May 08. 2023

회색도시를 녹색도시로, 문화주도형 도시재생 '빌바오'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은 도시재생 시나리오의 일부이다. 


 회색도시의 역사를 가진, 빌바오 


빌바오(Bilbao)는 스페인 북부의 비스케이(Biscay) 만과 10km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한 인구 35만명의 작은 도시이다. 비스케이 만은 스페인 북쪽해안과 프랑스 서쪽 해안을 끼고 있고, 북쪽으로 영국 플리머스(Plymouth) 항까지 쉽게 닿으며 서쪽으로는 대서양으로 연결되는 해상교통의 요충지이다. 


빌바오는 14세기부터 스페인 북부의 가장 중요한 항구로 발달했고, 산업혁명 시기에는 철광석 수출과 제철산업, 조선업으로 명성을 펼쳤다. 19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바르셀로나에 이어 스페인 제2의 공업도시로 성장하며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신흥국들의 조선업 발달과 철광석 고갈로 경쟁력이 무너지며 1970년대부터 경제적으로 파탄하기 시작했다. 1980년대 초반부터 10여 년 정도 빌바오는 그야 말야 말로 '회색도시'였다. 실업률은 30%에 육박했고, 공장 가동은 멈추었지만 오염될대로 오염된 공해로 인해 지저분한 도시였다. 도심을 관통해 흐르는 네르비온 강과 주변은 녹슨 쇳물로 심각하게 오염되어 공장 지대는 완전히 죽은 땅이 돼버렸다. 

출처 : Basque Social Economy - Space and Culture | GSEF
출처 : BILBAO | Urban renewal | SkyscraperCity Forum


 '빌바오이펙트'의 1등 공신, 구겐하임 미술관 


바오시가 미국 ‘구겐하임 미술관’을 유치하면서 산업도시가 문화도시로 완전하게 변신했다. 단순히 문화도시로 변화한 것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여행이 한정되기 전까지 해마다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오는 관광도시로 탈바꿈했다. 

만든 사람: luisrsphoto | 제공: Getty Images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을 건설하는데 총 1억 3,500만 유로가 들었다. 유치를 기획할 당시인 1991년, 4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을 유치해야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는 계산법이 나왔다고 한다.미술관 오픈 이후 연간 10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아서 개관 3년 만에 건설비, 5년이 지나서는 세금을 포함한 모든 투자금을 회수했다. 


구겐하임 미술관 덕에 만들어진 일자리만 무려 4,000개에 달한다고 하니, 도시 부활은 확실하게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 변신이 얼마나 대단한 변신이었는지, 이제는 랜드마크 건축물이 한 도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현상을 ‘빌바오 효과’라고 부른다.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은 

 전체 도시재생 시나리오의 일부이다. 


빌바오 도시재생을 실현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 기관은 '빌바오 메트로폴리스-30'과 '빌바오 리아 2000'이다. 1991년 ‘빌바오 메트로폴리 30’은 민관협력체로 빌바오 도시 재생의 장기적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는 싱크탱크로 모든 계획을 구상한 곳이다. ‘빌바오 리아 2000’은 재개발사업을 직접 시행하는 공공기관으로 1992년 스페인 중앙정부와 바스크주 정부가 절반씩 투자해 세운 개발공사이다. 


빌바오 메트로폴리스-30은 단순한 개발을 넘어서 전통과 문화를 계승하고, 공공성을 극대화화며, 주거지역을 보호하면서 균형발전을 시도하였다. 이듬해인 1992년 설립된 빌바오 리아 2000의 실제 수행은 개발주체로서 빌바오 시장이 책임을 맡았다. 네르비온 강 수질 개선을 위해서 각종 산업용수, 생활용수 정화시설을 확충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환경문제를 조금씩 개선해 나가면서 도시 이미지 강화를 위한 계획도 세웠다. 특히 각종 현상설계와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를 효유적으로 진행함으로써 방치되었던 지역들을 단계적으로 활성화하였다. 1991년, 무려 예산 1억 달러의 구겐하임 미술관 유치 계획 발표도 이때 진행되었다. 

출처: luisrsphoto | 제공: Getty Images

빌바오시는 구겐하임 미술관을 시작으로 공항터미널, 트램, 고속운송시스템, 문화레저센터인 ‘아롱디하’와 같은 도시 인프라에 계속해서 투자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전통 지역축제, 빌바오 네르비온 강의 수변공간 정비, 아반도이바라 주거지 정비 등도 지속했다. 빌바오시는 네르비온 강 수질 개선에 구겐하임 미술관 건축비의 8배를 쏟아 부었다고 한다. 그만큼 환경을 살리는 것이 도시재생에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걸 알고 있었던 것이다. 


단순히 하나의 멋진 미술관에만 기댄 것이 아니라 주변지역과 통합한 포괄적 계획 덕에 문화주도형 도시재생 프로그램의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는다. 아울러 지방 정부가 소유한 땅을 개발하여 시민들에게 제공함과 동시에 개발이익을 지속적으로 재투자하여 시민들로부터 지지를 이끌어냈다. 



ellayeyoung@gmail.com


인용문헌.


1. [이 도시에 살고 싶다] 경향신문 기획취재팀 지음_시대의창

2. Auri 정책이슈_유럽의 건축문화기반 도시재생

https://www.auri.re.kr/upload/archive3/1_%EC%A0%95%EC%B1%85%EC%9D%B4%EC%8A%88_5_%EA%B9%80%EC%A0%95%ED%9B%84.pdf

3. 에너지정보문화재단 블로그 콘텐츠 [세계의 녹색 건축-스페인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 

https://blog.naver.com/energyinfoplaza/222838313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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