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어릴 적 자주 듣던 그 노래는, 내 마음 속 한 장면을 늘 떠올리게 했다. 푸른 초원 위, 옆으론 맑은 냇물이 흐르고, 뒤로는 병풍처럼 둘러진 산. 정원에는 예쁜 화초들이 피어나고, 잘 다듬어진 잔디밭 위로 햇살이 고요히 내려앉는 그런 집. 그곳이 내 꿈이었다. 언젠가는 그런 곳에서, 조용하고 평화롭게 살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부동산 프로젝트를 하면서 여러 실버타운을 다녀보니, 생각이 조금씩 달라졌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고 병원이 가까운 곳, ‘내정외열(内净外热)’이라 불리는, 속은 단정하고 겉은 활기찬 그런 환경이 어르신들에게는 훨씬 적합하다는 걸 느꼈다.
사람들은 바다 전망을 동경한다. 푸르고 반짝이는 바다를 매일 창밖으로 바라보며 사는 것, 그게 노년의 로망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집에서 살아본 친구는 내게 솔직하게 말했다. “빨래도 잘 마르지 않고, 폭우나 태풍이 오는 날엔 재난 영화 한 편 보는 것처럼 무섭다”고. 처음엔 푸른 바다를 보는 게 좋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적막함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우울해졌다고 했다.
많은 친구들과 지인들이 내게 묻는다. "도시 국가 싱가포르에서 사는 게 답답하지 않아?"
글쎄, 나는 그렇게 느껴본 적이 없다. 매일 바쁘게 살다 보니, 집에서 미팅 장소로, 미팅에서 다시 회사로, 그리고 다시 집으로 이어지는 일상이 반복된다. 정해진 루틴 속에 살다 보니, 정작 ‘답답함’이라는 감정을 느낄 겨를이 없다.
바쁘게 사는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허튼 데 마음을 뺏길 여유가 없으니, 오히려 나를 더 단단히 붙잡고 있게 된다.
어릴 적 꿈꾸던 초원의 집은 여전히 내 마음 한 켠에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삶은 풍경이 아니라, 그 안에서 어떤 관계를 맺고, 어떤 감정을 나누며,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