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의 티격태격
다이어트를 시작한 열여섯 살 딸과, 또다시 아침 한바탕이었다.
정성껏 만든 도시락을 식탁 위에 올려두었다.
따뜻하게 데운 순밀빵 사이로 소고기, 파프리카, 당근, 계란을 고루 넣은 샌드위치.
그 노릇노릇한 단면을 바라보며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 정도면 아이도 기꺼이 먹겠지.’
그러나 딸은 샌드위치를 들춰보다가, 무심하게 말했다.
“엄마, 안에 것만 먹고 빵은 버려도 돼?”
그 순간, 무엇인가 속에서 뚝 끊어지는 소리가 났다.
나는 말없이 딸을 바라보다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솟구치는 감정을 애써 눌렀다.
콕, 쥐여박고 싶은 충동과, 허무함과, 그 모든 감정의 소용돌이.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났다.
졸린 눈을 비비며 두부전을 부치고, 야채전을 부쳐냈다.
점심 도시락엔 연어를 굽고, 오이로 샐러드를 만들었다.
내 하루는 아이의 식단으로 시작되고, 하루종일 미팅 , 회의 , 또 아이의 식단으로 끝난다.
하지만 방과 후, 딸은 스스로 사 온 스콘을 먹거나, 튀긴 닭을 야무지게 씹는다.
엄마가 만든 도시락은 반쯤 비워진 채, 냉장고 구석에 밀려 있다.
나는 그런 흔적들을 보며, 묵묵히 내 자리를 다잡는다.
하지만 오늘 아침, 그 모든 인내가 모래성처럼 무너졌다.
“엄마도 사람인데…”
그 말 한마디도 꺼내지 못한 채, 나는 아이 앞에서 울어버렸다.
조용히, 그리고 깊게, 터졌다.
딸은 당황한 듯 나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 담긴 감정을 나는 다 읽지 못했다.
그저, 내가 흘린 눈물 속엔 수많은 조각들이 섞여 있었다.
사랑, 지침, 오해, 고단함,
그리고 말로는 다 닿지 못하는, 어머니라는 자리의 고요한 외로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