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 나의 작은 버팀목

by 지로 Giro


옛날에 나는 코코라는 강아지를 키웠다. 생후 한 달쯤 된 꼬마 강아지를 데려와 아기처럼 품에 안고 돌보았다. 코코는 놀라울 만큼 영리한 아이였다.


우리는 수국이 흐드러지게 피던 정원의 그 집에 살고 있었다. 코코는 낮이면 동네를 제멋대로 돌아다녔는데, 나는 한참 뒤에야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남편이 출근할 때면 멀리서 조용히 따라가다, 그의 차가 시야에서 사라지면 아무 일 없었던 듯 다시 집으로 돌아오곤 했던 것이다. 마치 발자국도 남기지 않은 것처럼.


코코는 커다란 덩치로 나를 지켜주는 그런 개는 아니었다. 하지만 남편이 출장 중일 때, 그 조그마한 몸으로 내게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나는 늘 무서움을 무릅쓰고 반지하로 내려갔다가 허겁지겁 올라오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코코를 내 뒤에 두려 했다. 하지만 녀석은 늘 내 앞에서 쪼르르 달려 올라갔다. 그 작은 등짝이 어찌나 든든하던지.


이듬해, 나는 그 집을 내놓고 남편의 직장 근처로 이사를 했다. 사무실들이 밀집한 오래된 동네였다. 정원이라 해봐야 옥상에 만든 작은 공간 하나뿐이었고, 골목엔 쥐가 많았다.


어느 날부터인가 코코가 생리처럼 보이는 출혈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단순히 생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먹이를 입에 대지 않고, 점점 야위어 가는 모습을 보다 못해 결국 병원으로 데려갔다.


검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의사는 곧바로 수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배를 열자, 그 안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검붉은 피가 가득 차 있었다.


“독극물을 섭취한 게 확실합니다. 더 이상 손 쓸 방법이 없습니다. 안락사를 권합니다.”


경련을 일으키는 코코를 차마 똑바로 바라볼 수 없었다. 결국 남편에게 안락사 동의서에 서명하라고 부탁하고, 나는 그 자리에서 실신하고 말았다.


그 후 며칠 동안, 나는 울다 잠들기를 반복했고,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코코는 단순한 반려동물이 아니었다. 가족이었다.


그 일을 겪은 이후, 나는 다시는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또다시 그렇게 예기치 못한 이별을 마주할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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