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보우 대쉬를 만난 오후

by 지로 Giro


오늘 오후, 집 탁자 앞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었어요. 문득 창밖을 바라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저 멀리, 리틀포니에 나오는 포니—바로 레인보우 대쉬를 꼭 닮은 무언가가 지나가는 게 아니겠어요? 처음엔 너무 똑같아서 숨이 멎는 줄 알았죠. 급히 휴대폰을 들어 사진을 찍었지만, 아쉽게도 화면 속 그녀는 이미 빛이 바래 있었어요. 그래도 그 순간의 설렘은 여전했답니다.


두 아이가 어렸을 땐 리틀포니의 열성 팬이었어요. 집 안 곳곳엔 알록달록한 포니 인형이 가득했죠. 스무 개는 족히 넘었을 거예요. 이사짐을 싸며 포니들을 하나하나 닦고, 소독하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 그 아이들은 상하이 프랑스 유치원으로 보내졌고, 우리는 그 시절을 조용히 마음속에 묻었죠.


그런데 오늘, 거실 한켠에서 작은아이가 제 곁에 다가와 말했어요.

“엄마, 진짜 신기하다. 레인보우 대쉬 닮았어!”

순간, 저도 모르게 소리쳤어요.

“레인보우 대쉬!”


그 장면 속엔 많은 감정이 뒤섞여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했던 시간, 지나간 계절들, 그리고 제 자신. 활달하고 솔직하고 조금은 엉뚱한 레인보우 대쉬. 어쩌면, 저와 닮은 건 그 포니가 아니라 그 성격이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오늘 오후, 저는 잊고 있던 제 일부를 다시 만났습니다. 알록달록한 갈기를 휘날리며,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레인보우 대쉬를 통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