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되니, 하루 세 끼가 참 부담스럽다. 예전엔 요리하는 걸 좋아했는데 요즘은 부엌에 발을 들이는 것조차 귀찮게 느껴진다. 아침이면 속으로 ‘오늘은 그냥 나가서 사 먹자’고 다짐하면서도, 결국 냉장고 문을 열고 말았다. 아이들을 데리고 또 나가긴 싫어서, 후다닥 밥상을 차렸다. 익숙한 재료들로 허술하지만 정성은 담긴 한 끼.
이럴 때면, 문득 엄마가 떠오른다. 아이 셋을 키우며 직장까지 다녔던 엄마.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 아침밥을 차리고, 야채무침이며 밑반찬을 한가득 해두고 출근하시던 그 모습이 선하다. 아빠도 주말이면 팔을 걷어붙이고 부엌에 들어가 소고기조림과 북어찜 같은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반찬들을 만들어두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절 두 분이 얼마나 부지런하고 정성스러웠는지 알 것 같다. 그래서였을까. 우리 남매는 참 건강하게 자랐다. 남동생은 188cm, 나는 167cm, 언니는 163cm. 밥심으로 큰 셈이다.
어릴 적, 반찬이 마음에 안 든다고 투정 부리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속이 쓰리다. 그렇게 정성 들여 만든 밥상 앞에서 고개를 저었던 나. 이제야 알 것 같다. 집밥이란 게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사랑이고 책임이며 하루하루를 지탱하는 힘이라는 걸.
이제는 내가 엄마가 되어 아이들 밥상을 차리는 입장이 되었지만, 아직도 그 시절 엄마의 손맛은 따라가지 못한다. 그래서일까, 오늘도 밥 냄새 속에서 부모님의 마음이 어렴풋이 전해진다.
집밥이 최고다.
그리고 그 마음을 기억하며, 오늘도 나는 밥을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