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SOTA 인터뷰의 날이었다. 싱가포르에서 예술고등학교로 통하는 그 좁은 문 앞에, 작은 아이가 섰다. 손에는 며칠 밤을 새우며 혼자 만든 작품들, 마음속에는 말로 다 하지 못할 떨림이 담겨 있었다.
오전 11시 15분. 시작은 작품 발표. 오후 3시 반까지 이어진 여정은 짧지 않았다. 올해는 방식이 바뀌었다. 온라인 제출은 사라지고, 아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현장에서 자신을 증명해야 했다. 첫 날엔 스케치를, 이어선 종이로 만든 3D 작품을, 그리고 오늘은 그룹 프로젝트와 개인 인터뷰까지.
이 모든 과정을 통과하려면, 단순한 ‘기술’보다 더 깊은 무언가—자신만의 생각, 색깔,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그것이 있어야 했다. 창의성이란 말은 종이 위의 선보다 훨씬 더 무거운 무게로 아이에게 다가왔을 것이다.
작은 아이는 그룹 안에서 즐거웠다고 했다. 하지만 인터뷰는 조금 어려웠던 것 같다. 돌아온 얼굴은 무겁고, 말수는 줄었다. 그래도 나는 알고 있었다. 그 아이가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지, 모든 작품을 오롯이 혼자 준비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대견한지를.
그래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위로도, 조언도, 격려도. 다만 말없이 맛있는 음식을 사주었다. 몇 날 며칠을 묵묵히 그림 앞에 앉아 있던 아이에게, 그건 가장 솔직한 응원이었다.
이럴 땐 말을 아끼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다. 언젠가, 어쩌면 내일쯤, 작은 아이는 자연스럽게 오늘의 이야기를 꺼내올 것이다. 그때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 긍정할 것을 긍정할 것이다. 그리고 필요한 부분엔 가만히 나의 의견을 얹어볼 것이다.
오늘 나는 엄마가 아니었다. 수행자였다. 마음을 다스리고, 감정을 덜어내고, 말 대신 온기를 건네는 사람.
그렇게 하루를 마주했다. 도를 닦는 마음으로. 그리고 엄마라는 이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