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친구들이 나 부러워해요. 좋은 엄마 있어 진짜 좋겠다고, 도시락도 예쁘고 맛있게 보이고 엄마정성이 느껴진대요. . 어떤 애는 자기 엄마가 맨날 맥도날드 사오고, 아침도 빵에 우유만 준대요.…”
딸아이가 자랑스럽게 웃는다. 아싸 하면서 신이 난 표정. 도시락을 펼쳤을 때 주변 아이들의 눈길이 쏠렸겠지. 속으로는 조금 우쭐한 모양이다. 그 모습을 보며 문득 깨닫는다. 이제 아이 주변에 나를 부러워하는 아이들이 제법 늘어난 모양이다.
하지만 그 도시락 뒤엔 누구보다 치열한 아침이 있다. 새벽 다섯 시 반, 세상은 아직 잠들어 있는데, 나는 부엌의 불을 켠다. 따끈한 국물, 반듯한 반찬, 흘러내리지 않게 포장된 도시락. 어떤 날은 도마 위에서 멍하니 손을 멈추고, ‘왜 나는 늦잠 한 번 제대로 못 자나’ 싶은 마음에 한숨도 쉰다. 요즘 세상엔 늦잠이 ‘꿀잠’이라는데, 내게는 사치 같은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늘도 눈을 뜬다. 유아기부터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시간에, 그 곁에 있어 주는 엄마가 되기로 스스로와 약속했으니까.
그 약속은 쉽게 만들어진 게 아니다. 수차례의 계류 유산 끝에, 마침내 아이를 품에 안았을 때 나는 결심했다. 내가 줄 수 있는 사랑과 정성을 전부 다해, 아이를 지키고, 키우겠다고.
그 결심이 내게 불가능한 에너지를 주었다. 마치 세상의 모든 새벽을 깨울 수 있을 것 같은 힘. 그렇게 나는, 오늘도 도시락을 싸며 내 사랑을 한 조각 한 조각 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