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괜찮아!그래서 괜찮은거야.

by 지로 Giro


한때 나는

어두운 얼굴들을 보면

마음부터 내어주었다.

말없이 무너진 이들 앞에

등불처럼 서 있고 싶었다.


그들이 외롭지 않도록

내 온기를 떼어주고

그들이 아프지 않도록

내 어깨를 기꺼이 내주었다.


그러다 어느 날

내 안이 쓸쓸히 비어 있는 걸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채

나만이 알고 있었다.




사람마다 감당해야 할

운명의 무게가 있고

겪어야 할 고통의 시간이 있다는 걸

나는 그제야 알았다.


도움이란

건넬 손을 기다릴 줄 알아야 하고

선의란

경계를 그을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이제 나는

더 이상 누구한테도

자비를 베풀지 않기로 했다.





나는 태양이 아니다.

모든 이의 길을 비출 수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는 걸

내가 먼저 배워야 했다.


내 에너지는

나를 위해 써야 했고

내 시간은

내 마음이 향하는 곳으로 흘러야 했다.


지나친 친절은

언젠가 무게가 되고

받을 준비 없는 도움은

비난으로 돌아온다.




이제 나는

그들의 그림자에 눌리지 않고

나만의 빛으로 따뜻해지기로 했다.


누구의 슬픔도 대신 품지 않고

누구의 무너짐도 대신 견디지 않기로.


말없이 무너지던 나를

이제는 내가

두 손으로 일으켜 세우기로 했다.



구원이 필요 없던 이들 속에서

홀로 상처 입은 나에게

조용히 속삭여본다.


괜찮아,

이제 너는 더 이상

물속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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