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

by 지로 Giro

가끔은, 왜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나 싶을 때가 있다

반나절을 숫자와 씨름하며 재무지표를 분석하다 보니, 머릿속이 하얘졌다. 고요한 듯한 두통 속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이렇게까지 열심히 살아야 할까."


어제 언니와의 통화는 내게 또 한 번의 결심을 안겨주었다. 이제는, 이들과의 인연을 끊어야겠다고.

돌이켜 보면 내 반생을 통틀어 그들에게 베푼 시간과 노력, 금전적 가치만 따져도 3억 원은 족히 넘는다. 하지만 그들은 어느샌가부터 받는 것에 익숙해졌고, 감사는 사라졌다. 오히려 고마움을 요구하는 나를 이상하게 여기는 듯했다.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세월이었다.

그 오랜 시간, 나는 바보처럼 당하며 살았다. 어제의 대화는 그 정점을 찍었다.

그들은 내게 끊임없이 내가 잘못했다고 말했다. 나는 자꾸만 나 자신을 의심하게 되었고, 결국엔 내가 틀린 것이 아닐까, 내가 나쁜 사람이 아닐까 하는 착각에 빠져들었다.

이건 더는 대화가 아니었다. 정신을 갉아먹는 가스라이팅이었다.


나는 통화를 끊었다. 숨을 고르듯,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다.

언니는 내게 말했다.

"나는 그 사람들한테 6천만 원 넘게 피해를 봤지만, 그래도 그들이 너보단 나아."


그 말을 들은 순간, 마음속 깊은 곳에서 억울함이 치밀어 올랐다.

같은 자매로 태어났다는 사실조차 부당하게 느껴지는 아침이었다.


요즘 나는 '사랑'에 대해 많이 썼다. 누군가를 향한 감정, 다정한 말, 어루만지는 마음.

하지만 이제야 알겠다. 내가 글로 써내려간 사랑은, 사실 내가 간절히 갈망했던 감정이었다는 걸.


글을 쓰며 나는 치유되었고, 그 덕에 오늘 아침, 이렇게 다시 결심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나를 위해 살기로.

그리고 내 가족을 위해, 더 단단히 나아가기로.


사랑은 베풀어야 할 대상이기도 하지만, 지켜야 할 내 마음이기도 하다.

그 마음을 소홀히 한 채 살아온 날들이 아깝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나를 아껴야 한다.

내 인생의 다음 절반은, 나 자신에게 바치는 시간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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