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틈

by 지로 Giro


창 없는 방에

나는 오래 머물렀다

바람도, 소리도, 눈부신 빛도

한때는 나를 지켜주던 것들.


그러나

벽은 점점 두꺼워지고

그림자는 나보다 커졌다

숨이 막히는 건 공기가 아니라,

내 안에 자란 침묵이었다.


고통은 문을 두드리는 손

때론 너무 익숙해

이젠 나인지 문인지도 모른 채

나는 그 곁에 앉아 있었다.


누군가는 말한다

“참아야 한다”고

누군가는 말한다

“고통은 너의 일부”라고


하지만 나는 들었다

한밤의 정적 속

아주 작고 선명한 속삭임 —

“정말, 평생 이 안에 있을 거니?”


그건 문틈이었다

마음이 겨우 스며드는 틈

내가 보았을 때

문은, 미세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고는 시작이었고

집은 굳어진 반복

그러나 멸은

'나가고 싶다'는 한 줄기 바람이었으니


나는 오늘도 묻는다

“괜찮아, 문은 아직 열리지 않았지만

나는 여전히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안다

이 문은 언젠가, 나를 품고

천천히,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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