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미팅이 생각보다 길어졌다.
회의가 끝나고 자연스럽게 저녁 식사 자리로 이어졌고,
시계를 보니 밤 10시.
지친 몸을 이끌고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뭔가 허전했다.
낮부터 쌓인 피로, 알 수 없는 감정의 공백.
그저 집에 가고 싶었다.
그때, 휴대폰이 진동했다.
“엄마, 안전한가요?”
“안전하게 귀가하세요!”
아이들의 메시지였다.
짧은 문장 두 줄이었지만,
나는 그 안에서 온몸이 녹아내리는 듯한 따스함을 느꼈다.
누군가가 나를 걱정하고 있다는 것.
내가 돌아갈 자리가 있다는 것.
지금껏 나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누군가를 돌보며 살아왔을까.
아이들을 챙기고, 남편의 일정을 맞추고,
가족의 하루를 다정하게 감싸며.
그 모든 순간은 너무 자연스러워
때로는 내 존재가 흐려지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내가 한 일들이 어디론가 사라져버리는 듯해서,
문득 외로웠다.
하지만 그날 밤,
아이들의 메시지를 읽으며 알게 되었다.
내가 흘려보낸 마음들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빛은 직선이 아니었다.
돌고 돌아, 언젠가는 다시 나를 향해 돌아오는 것.
내가 건넨 따뜻함이
이렇게 한밤의 안부로, 말없는 위로로 되돌아올 줄이야.
그 순간, 나는 생각했다.
아, 나는 누군가의 빛이었구나.
그리고 지금,
그 빛이 나에게로 돌아오고 있구나.
오늘도 나는 조용히 하루를 보낸다.
반짝이지 않아도 괜찮다.
소리 없이 따뜻한, 그런 빛이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