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찐 부자들과의 만남
화려한 샹들리에가 천장에서 은빛으로 반짝였다. 길게 늘어진 커튼, 고풍스러운 가구들, 웨이터들이 손에 든 샴페인잔…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았다. 그 속에 그녀가 있었다. 한때는 나의 친구였고, 지금은 부호의 전 부인으로 불리는 여인. 오늘 이 모임은 그녀가 주최한 것이었다.
“너도 오랜만이네.”
그녀는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맞이했다. 얼굴에는 티 하나 없는 화장이 깔렸고, 몸에는 고급스러운 명품이 드리워져 있었다. 눈빛은 여전히 똑같았지만, 그 안에 담긴 빛깔은 예전과 달랐다.
주변에는 그녀에게 아첨하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정말 멋져요, 요즘 어떻게 그렇게 아름다움을 유지하세요?” “지난번 소개한 드레스, 저도 샀어요!” 그녀는 그런 말들에 적절한 미소와 고개 끄덕임으로 응답하며, 마치 연극의 주인공처럼 무대를 장악하고 있었다.
나는 말없이 샴페인잔을 들었다. 기포가 조용히 올라오다 터지는 모습이 어쩐지 나 같았다. 이곳에 있으면서도 이곳에 속하지 않은 존재.
그녀의 눈빛이 한 번 내게 닿았고, 곧장 다시 다른 무리에게로 향했다.
나는 그 순간 깨달았다. 우리는 이제 전혀 다른 세상에 살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밤공기가 몸속을 맑게 정화시켰다.
“나는 왜 거기 있었지?”
스스로에게 물었다. 오래전 친구였다는 이유로, 혹은 나도 모르게 그 화려한 세계를 엿보고 싶어서였을까? 하지만 그곳에서 내가 얻은 건 피로와 허무함뿐이었다. 그녀는 만족해 보였지만, 나는 그저 공허했다.
그녀의 파티 초대장을 다시 받았을 때, 나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미안. 다음엔 힘들 것 같아.”
문자 하나 남기고 휴대폰을 뒤집었다.
다음 주말, 나는 혼자 집 근처 작은 카페에 앉아 있었다. 햇빛이 창밖을 통과해 책장에 스며들고, 따뜻한 커피 향이 조용히 마음을 감쌌다. 노트북을 열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 공간은 조용했다. 아무도 내 옷차림을 평가하지 않았고, 내 과거에 대해서 묻지 않았다. 오직 나와 생각, 그리고 단어들만이 존재했다.
그녀의 파티에서 보낸 시간 대신, 나는 지금 이 순간을 선택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지라도, 이 시간은 나에게 가장 진실한 것이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다. 그 시간을 누구와,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보낼 것인지는 오직 나의 몫이다.
나는 더 이상 타인의 무대 위 조연이 되고 싶지 않았다. 이제 나는 나의 무대에서, 나의 언어로 살아가고 싶다.
문득 창밖으로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마저도 따뜻하게 느껴졌다.
나는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그녀는 여전히 그 세상에서 환한 조명을 받으며 살아가겠지.
나는 그 조명 밖에서, 작은 등불 하나 켜고 나의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
그것이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