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속도로가는길

by 지로 Giro

물살을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처럼

나는 나만의 속도로 간다.


뒤처졌다는 말은 쉽게 붙고

멈춰 선 나를 향해 세상은 조용히 등을 돌린다.

그러나 나는 안다.

지금 멈춘 이 자리에

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누군가는 나아가고

누군가는 추월하고

누군가는 사라진다.

속도는 그들의 것이고,

시간은 나의 것이다.


나는 때때로 아주 느리게,

어쩌면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조금씩 나아간다.

그 느린 발끝에 묻은 흙이

내가 지나온 증거가 된다.


넘어지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라

넘어져도 괜찮다는 것을 배운다.


나는 지금

나의 속도로,

나의 숨으로,

아무도 밟지 않은

고요한 길 위를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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