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에게도 나에게도

by 지로 Giro

너무 오래

스스로를 다그치며 살았다.

조금만 더 잘해야 한다며

조금만 더 빨라야 한다며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도

괜찮은 척,

견딜 수 있는 척.


그러다 문득,

누군가의 느린 말투에

누군가의 더딘 걸음에

마음이 걸렸다.

왜 그리 답답하게 사느냐고

속으로 말하며

나는 나를 보았다.


그토록 재촉해온 시간 속에서

나는 누구를 위한 사람이었을까.


이제는 안다.

가장 따뜻한 시선은

가장 느린 이해에서 온다는 것을.

조금 늦어도 괜찮다고,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고

속삭이는 마음 하나가

살아 있게 한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배운다.

나에게도,

타인에게도

조금은 느슨해져도 좋다는 것을.

조금은 틀려도 된다는 것을.


다그침보다 기다림이,

비판보다 고요한 연민이

더 멀리 가게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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