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작은 아이가 툭 던지듯 말했다.
“엄마, 나 나중에 의사 안 하고, 먹빵 할래.”
그 말에 한동안 말을 잃었다.
그저 숟가락을 들고 있던 손이 허공에 멈춰 있었다.
어릴 적엔 흰 가운을 입은 의사를 흉내 내며
청진기를 가지고 인형을 진찰하던 아이였다.
그런 아이가, 지금은
“나 대학 안 갈 수도 있어. 먹빵 되고 싶어.”
라고 말하는 세상이다.
나는, 그저 ‘달라졌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이 바뀌었고, 아이들의 꿈도 바뀌었다.
스마트폰을 열면,
명품 옷에 스포츠카, 여행지의 풍경,
스튜디오 조명 아래에서 웃고 있는 얼굴들이 넘쳐난다.
그들은 즐겁게 말하고, 자연스럽게 광고하고,
수천, 수만의 '좋아요' 속에서 빛난다.
밤샘 근무, 팀 회의, 스트레스성 위염 같은 건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그리하여, 아이들의 눈엔
인플루언서가 더 현실적이고, 더 ‘행복해 보이는’ 삶이 된다.
아이의 말을 듣고, 나는 깊이 생각했다.
그리고 이렇게 대답해주고 싶었다.
“그래, 하고 싶다면 해봐.
그 대신, 너만의 전문성을 먼저 갖추자.
너의 이야기를 오래 들어줄 수 있게, 너만의 뿌리를 먼저 내려보자.”
세상은 빠르게 변한다.
플랫폼의 유행도, 사람들의 관심도
그날그날의 바람처럼 달라진다.
오늘의 주인공이, 내일은 댓글 하나로 추락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말하고 싶다.
‘바람이 멈췄을 때 너를 지켜줄 건, 너의 깊이야.’
전문성을 가진 인플루언서가 되어보자.
지식과 진심이 깃든 콘텐츠는 오래 간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메시지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너는 이런 사람이 될 수 있어.
・ 건강을 이야기하는 영양사 크리에이터
・ 법률을 쉽게 풀어주는 변호사 유튜버
・ 의학 상식을 전하는 의사 인플루언서
・ 환경을 이야기하는 엔지니어
・ 과학을 재미있게 설명하는 선생님
그리고 언젠가, 이 나라를 떠나고 싶을 때에도
그 전문성을 들고 다른 나라에서 또다시
살아가고, 일하고, 빛날 수 있을 것이다.
부모로서 나는,
아이의 꿈을 반대하고 싶지 않다.
다만, 그 꿈이 너무 가벼워서
조금만 흔들려도 부서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꿈은 높아도 좋다.
하지만 오래 날 수 있도록, 먼저 날개를 다듬어야 한다.
먼저 뿌리를 내려야, 더 멀리 날 수 있다.
이제 나는 아이의 말에
겁내지 않는다.
단호하게 “안 돼”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이렇게 말한다.
“그래, 너의 꿈이 무엇이든,
그 꿈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먼저 되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