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생애 처음 하와이에 도착한 날이었다.
하와이 공항의 습하고 이국적인 공기 속에서 렌트카를 빌리자마자 와이키키에 있는 숙소로 향했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하와이의 풍경은 내겐 낯설기만 해야 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나는 이미 이 길을 알고 있는 듯한 기묘한 감각에 휩싸였다.
“저 앞으로 좌회전하면 멋진 마을이 나올 거예요.”
내 말에 남편은 잠깐 당황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도 잘 알고 있었다. 내가 하와이에 처음 온다는 사실을. 그러나 나는 이 길의 끝을, 그 너머에 펼쳐질 풍경을 마치 오래전부터 기억하고 있었던 것처럼 확신하고 있었다.
렌트카의 창문을 살짝 열자, 바닷바람이 스쳤다. 그 순간 나는 속으로 속삭였다.
‘나는 왜 이곳이 이렇게 익숙할까.’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서둘러 해변으로 향했다. 낯선 해변, 낯선 모래알. 하지만 그 모래알을 밟는 내 발은 마치 집에 돌아온 듯 편안했다. 바다는 반짝이며 잔잔하게 밀려왔다.
해가 기울 무렵, 나는 남편과 함께 해변을 걷다가 문득 이런 말을 꺼냈다.
“내가 이곳에 예전에 와본 것 같아요. 꿈에서든, 어디서든.”
그 말에 남편은 웃었다. 그러나 나는 웃을 수 없었다. 그때부터였다. 나를 스쳐가는 낯선 듯 익숙한 바람, 가슴을 저미는 기시감, 그리고 마음 한켠에 깃든 묘한 불안.
이곳에 오기 전, 나는 꿈을 꾸었다. 그 꿈에서 나는 하와이의 어딘가를 걷고 있었다. 그러나 꿈인지 현실인지 경계가 흐릿해져버린 그 기억은 이제야 퍼즐처럼 맞춰지고 있었다.
며칠 뒤, 나는 그 마을을 찾았다.
햇살에 반짝이는 작은 카페들, 길가에 핀 꽃들, 그리고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웃음소리를 나누는 그 풍경. 바로 그곳이었다. 꿈에서 보았던 그곳.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어쩌면 우리 마음속에는 우리가 아직 가보지 못한, 그러나 언젠가는 반드시 만나게 될 장소들이 숨어 있는 걸지도 모른다는 걸. 나는 그 마을을 처음으로, 그러나 아주 오랫동안 기다린 것처럼 걸어 들어갔다.나는 거끔 생각한다.사람은 전생이 존재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