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화재 와 악몽

by 지로 Giro

2010년, 나의 상하이 아파트는 정안사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자리 잡고 있었다. 이사한 지 채 열 달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점심 먹고 큰 아이를 재우고, 나 역시 깊은 피로에 못 이겨 잠에 곯아떨어졌다.

몇십분이 지났을가?창밖에서 울리는 사이렌 소리에 눈이 번쩍 떠졌다. 우리 동네 소리는 아니었지만, 소방차의 사이렌은 바로 가까운 곳에서 울리고 있었다. 불안한 마음에 나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몸을 옮겼다. 자연스레 북쪽 베란다까지 이끌렸다.


그곳에서 나는, 두 블록을 지나 100 미터쯤 떨어진 아파트 전체가 불길에 휩싸인 광경을 마주했다. 시뻘건 불꽃과 시커먼 연기가 하늘을 덮고, 창 너머로 무언가를 흔드는 손들이 보였다. 소방차가 여러 대 동원된 모습이었지만, 불길은 쉽게 잡히지 않는 듯했다.


화재는 오후 2시 10분경 시작되었고, 밤 10시가 되어서야 진압된 것으로 보였다. 그날 이후 나는 종종 불길 속에서 몸부림치는 악몽에 시달리곤 했다.


그 화재로 58명이 목숨을 잃고 71명이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가장 공포스러운 이야기는 따로 있었다. 불이 난 아파트 단지가 바로 상하이 해방 전 화장터가 있던 자리였다는 것이다. 화장터가 철거된 후, 그 자리에 교회가 들어섰고, 다시 교회가 철거되며 교사 아파트가 세워졌다. 그리고 그날, 불길에 휩싸인 것은 바로 그 교사 아파트였다.나는 내 아빠트를 3년도 못살고 팔아야 했다. 그 뒤 그 지역을 한번도 가지 않았다.

수, 금, 일 연재
이전 05화하와이에서 느낀 기시감의 첫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