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고무배가 있는집 연속

기이한 일

by 지로 Giro

지난번에 나는 빨간 고무배가 떠 있는 그 집에 대해 쓴 적이 있었다. 그 집에서 나는 넘어져 머리를 다쳐, 무려 여덟 바늘을 꿰매야 했다. 그것도 마취도 없이. 그 집에서 보낸 시간은 고작 2년 남짓이었지만, 어떤 집은 정말 흉가라는 말을 실감하게 한다. 그곳에서는 많은 일이 일어났다.

머리를 다친 지 대략 7개월쯤 지난 어느 날이었다. 남편과는 주말부부였기에, 나와 강아지 둘이서 큰 집을 지키고 있었다. 어느 평일 저녁, 나는 지하실에서 일어난 불을 끄기 위해 물통 두 개를 집 주차공간에 있는 화장실에물을 가득 채웠다. 무겁게 물을 든 채 뒤뚱거리며 계단 근처까지 겨우 걸어갔다. 그때였다. 강아지가 갑자기 요란하게 짖어대기 시작했다.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고, 그 때의 나는 물통 하나를 내려놓은 채 다른 하나를 들고 물을 퍼붓기 위해 팔을 들어올리고 있는 자세였다.1초만 늦었어도 그 지하는 물바다가 됐을것이다.


그 순간, 등골을 타고 식은땀이 쭉 흘러내렸다. 계단 끝에서 보이는 지하실은 깊은 어둠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 어둠은 끝이 보이지 않는 깊은 통로 같았고, 마치 입을 벌리고 있는 물하마의 커다란 입처럼 느껴졌다. 그 아득한 어둠의 세계는 나를 삼키려는 듯, 숨조차 멎게 만들 만큼 공포스러웠다.

그 집에서 기이한 일이라고 하면 나는 지하실에 있는 작업공간에서 그림을 그린다음 1층에 있는 침실로 갈때는 항상 강아지를 뒤에서 걷게 했다. 그 작은 생명이 내 뒤에서 따라오는것이 나 한테는 큰 위안이 였다. 하지만 항상 강아지가 먼저 앞에서 뛰여가곤 했다.지금 생각하면 그 녀석도 뭔가를 보지않았을가?


참고로 집구조는 1층에 방 3개에 ,부엌, 주차장, 정원 그리고 반 지하는 큰 공간이였다. 작업실 혹은 도서실로 쓰기에 적합한 그런 구조였다. 2200세대가 있는 이 아빠트 단지는 주차장이 딸린 아빠트가 딱 3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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