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알았다.
계획은 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을.
혼자가 되겠다고 다짐한 날,
모퉁이에서 누군가를 만났고
멀리 떠나겠다고 마음먹은 날,
고향의 문이 다시 열렸다.
삶은 대본을 비웃듯
의외를 흩뿌렸다.
그래서 나는 길을 막지 않는다.
끝이라 여긴 자리에서
또 다른 시작이 피어날 수 있기에.
실패라 불렀던 돌부리가
돌아보면 발판이 되기도 하기에.
살아간다는 건 거대한 힘이 아니라
흐름에 귀 기울이는 일.
삶은 우리가 상상한 것보다
더 깊고
더 은밀하게
설계 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