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권태기

by 지로 Giro



두 달을 달려왔다
새벽에도, 밤에도
단어를 붙잡아 흔들며

이제는 손끝이 멈춘다
글이 나를 떠난 듯
종이 위는 적막하다

바쁜 일상
숨 고를 틈 없이 쌓이는 일들
에너지가 소진되었다는
보이지 않는 신호

나는 안다
글은 억지로 꺼내는 것이 아니다
한 모금의 여유 속에서
저절로 피어나는 숨결이라는 것을

커피잔 위 햇살을 오래 바라보고
길가의 나무를 따라 걷는다
잠시 잊고 있던 음악을 켠다

글은 멀리 두지 않아도
가까이 붙잡지 않아도
곁에서 기다린다

언젠가 다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단어들이 몰려올 것이다

그날의 글은
더 단단하고
더 투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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