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작년 말부터 인간관계를 정리했다.
‘정리’라기보다,
차라리 ‘청산(清算)’이 더 맞다.
코인 시장의 차트처럼
이익 없는 관계는 과감히 손절했다.
감정에도 하락장이 있다는 걸,
그제야 알았다.
사람 사이에도 시세가 있다.
한때 뜨겁던 신뢰는 냉각되고,
오르던 대화는 어느새 거래정지.
나는 그 모든 파동 속에서
나의 중심선을 찾고 싶었다.
가끔은 멀어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누군가의 규칙 아래에서
끝없는 손익계산을 하는 대신,
그가 만든 무의미한 그래프 밖으로 걸어 나왔다.
그 순간,
내 마음은 처음으로 숨을 쉬었다.
세상은 늘 말한다.
참으라고, 견디라고, 인내하라고.
하지만 나는 이제 안다.
진짜 어른의 품격은 머무름이 아니라 퇴장에서 드러난다는 걸.
남의 무대에서 박수를 구걸하지 않는 용기,
그게 나의 새로운 정의다.
나는 더 이상
타인의 좌표에 나를 찍지 않는다.
그의 말, 표정, 시선이
내 감정의 주가를 흔들지 못하게 한다.
이제 내 안의 시장을,
내가 직접 조율한다.
인생은 무거운 등짐을 지고 오르는 마라톤이 아니다.
그저 바람이 스치는 가벼운 산책길이다.
나는 그 길 위에서
누가 내 옆에 남을지를 스스로 선택한다.
그 선택이 고요와 외로움을 데려오더라도,
그건 나에게 주는 가장 큰 자비다.
그리고 문득, 깨닫는다.
떠남이란 상실이 아니라—
**내가 다시 나로 돌아가는 귀환(歸還)**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