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 속의 별

by 지로 Giro


어제 상하이의 20년지기 멘토와 통화했다.

그의 말이 오늘 아침까지 귀에 맴돌았다.

“니가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인생에서 처음으로 나쁜 사람을 많이 만났다고 했지?

그건 니가 ‘진입장벽이 너무 낮은 공간’에 갇혀 있었다는 뜻이야.

높은 곳으로 올라갈수록 사악한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이미 자신을 단련해 ‘된 사람’들이야.”

역시 멘토답게, 그는 핵심을 정확히 짚었다.


하층은 늘 습기가 많다.

말의 끝마다 피곤이 묻고, 웃음 사이로 경계가 스며 있다.

그곳의 공기는 탁하지만, 그 속에서도 사람들은 숨을 쉬고 산다.

살아 있다는 건, 때로 부패하지 않고 버티는 일이다.


나는 그 세계에서 인간의 날것을 본다.

양심은 흔들리고, 본능은 거칠다.

누군가는 이익을 위해 손을 내밀고,

누군가는 두려워서 미소를 짓는다.

그들의 계산 속엔 생존이,

그들의 침묵 속엔 체념이 있다.


진심은 이곳에서 가장 비싼 보석이다.

너무 맑으면 금세 긁히고, 너무 부드러우면 곧 찢긴다.

그래서 사람들은 조금씩 단단해지는 법을 배운다.

눈빛에 가시를 숨기고, 말끝에 무게를 더한다.


하지만 나는 안다.

그 진흙 속에도 별이 숨어 있다는 것을.

한 줄기 빛이 스며들면,

탁한 물도 잠시나마 반짝인다.

그 반짝임이야말로, 인간의 마지막 품격이다.


하층에서 살아남는다는 건,

빛을 잃지 않고 어둠 속을 걷는 일이다.

때로는 조용히 이빨을 감추고,

때로는 부드러운 척하며 단단해져야 한다.


풀잎이 바람에 흔들릴 때, 나무는 뿌리를 더 깊이 내린다.

나는 그렇게 배우고 있다 —

누구와도 싸우지 않으면서,

결국 나로 남는 법을.


그리고 문득, 나는 또 하나의 진실을 깨닫는다.

작년엔 정치적 견해로 한국의 지인들과 여러 번 부딪혔고,

결국 연락을 끊었다.

남편과는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해서,

진심으로 이혼을 고민할 정도였다.


정치란 인간의 욕망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무대다.

그러나 나는 이제 안다 —

정치적 견해는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세계관의 질서’라는 것을.

모든 걸 떠나,

국가의 이익을 국민의 행복 위에 올려두지 않는다면

그 어떤 이상도 빛을 잃는다.


결국 좋은 지도자란,

자신의 이념보다 백성의 삶을 먼저 바라보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 앞에서라면

우리의 분열된 말도, 상처 난 믿음도

조용히 고개를 숙일 것이다.

대한민국이 다시 세계강국으로 나아 간다는거 확신하면서.

오늘도 좋은 에너지 속에서 하루를 활기차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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