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쯤, 세상이 내게 물었다.
“너는 어떤 여자가 되고 싶으냐”고.
나는 오래 생각했다.
조용하지만 결코 약하지 않은 사람,
가난하지 않지만 물질에 매이지 않는 사람,
현실을 보되 그 안에 갇히지 않는 사람.
바람에 흔들려도 꺾이지 않는 가지,
빛이 닿지 않아도 스스로 빛을 품는 흙이 되고 싶다고.
삶이란,
매일 조금씩 자신을 길들이는 일이다.
열 부분의 고요함은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힘이고,
아홉 부분의 기품은 상처를 품은 채도 흐트러지지 않는 자세다.
여덟 부분의 자산은 숫자가 아니라 마음의 여유,
일곱 부분의 현실은 허상을 거두고 남은 투명함이다.
세 부분의 아름다움은 껍질이 아니라 살아온 시간의 결이고,
두 부분의 어리숙함은 타인의 악의 앞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순진함이다.
그리고 마지막 한 부분, 자각 —
그건 자신을 안다는 뜻이다.
자신이 어디에 있고, 무엇을 잃고, 어디로 가는지를
누구의 목소리보다 명확히 듣는 귀를 가지는 것.
결과가 없는 일에 매달리다 보면
자신이 결과가 되어 사라진다.
그러니 이제는 그만 놓아도 된다.
잃은 것은 결국, 더 나은 나를 데려오기 위한 여백이었다.
삶이란,
포도나무에서 백합을 기다리지 않는 일이다.
나는 내 열매를 익히고, 내 향기를 믿는다.
때로는 답이 보이지 않아도 괜찮다.
그때는 나를 찾으면 된다.
길은 언제나, 내 안에서 시작된다.
너와 함께라면 세상은 봄처럼 푸르겠지만,
너 없이도 나는 내 안의 여름으로 피어난다.
누구의 시선에도 휘둘리지 않는
내면의 계절을 품고 사는 여자.
기억하라 —
너는 본래부터 사랑스러운 존재다.
그건 누가 너를 사랑하느냐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그저 너 자신으로 충분히, 이미 완전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