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

by 지로 Giro

보이지 않는 것을 지키는 일이
언젠가부터 살아남는 방식이 되었다.
빛을 드러내기 전에
먼저 그늘을 살피는 법을 배운 것처럼.


1. 마음을 감추기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며
운을 흘리고 있었다.
창문을 활짝 열수록
행복은 바람결에 가볍게 흔들렸고,
질투와 오해는
그 틈을 타 들이밀었다.

그래서 나는 배웠다.
집의 균열은 벽 속에 묻어두고,
돈의 결은 손바닥에 감추며,
사랑은 물결처럼 낮고 고요하게 품는 법을.

사람으로 얽힌 그물도,
내일의 계획도,
나를 다치게 할까 두려운 비밀도
심장 아래 깊은 서랍에 넣어 자물쇠를 채우는 일.

드러내지 않을 때
비로소 지켜지는 것들이 있다.


2. 성격을 감추기

화를 참는다는 것은
자기 목소리를 삼키는 일이 아니라
내 안에 날카롭게 솟아오르는 바람을
천천히 흐르게 만드는 일이다.

열 초를 세면
분노는 엷어지고,
책 한 장을 읽으면
마음의 창이 열리며
세상은 조금 덜 아프게 다가온다.

나는 묻는다.
“지금 화내는 이 마음의 주인은 누구인가?”
대답은 언제나 같다.
나다.
그러니 내가 가라앉혀야 한다.


3. 말을 감추기

말은 새처럼 가벼워 보이지만
날아가 꽂히는 순간
비수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오만한 말의 날개를 접고,
과시의 꽃잎을 떨어뜨리며,
남의 슬픔을 건드리는 손을 거두고,
상처를 남기는 문장을 조용히 뜯어냈다.

침묵은 종종
가장 단정한 지혜의 모양이었다.


4. 기대를 감추기

기대는 물 위의 그림자와 닮았다.
가까이 갈수록 멀어지고
잡으려 하면 사라진다.

사람에게서 위안을 구하지 않기로 했다.
누군가가 나를 이해해주길 기다리지 않기로 했다.

문제 앞에서 먼저 움직이는 나,
그것이면 충분했다.

이제 나는 알겠다.
기대가 줄어들수록
마음은 가벼워지고
자기 자신에게 환해진다는 것을.0

5. 마음을 감추기

엎질러진 우유 앞에서
울음을 참는 아이처럼
나는 마음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법을 배웠다.

지나간 일의 그림자에 눌리고 싶지 않아
손바닥으로 마음의 먼지를 털었다.

“모든 일은 결국 나에게 이롭다.”
“나는 점점 더 단단해진다.”
“나는 이길 것이다.”
“나는 견딜 힘을 가졌다.”

이 네 줄의 문장은
어둠 속에서
나를 다시 일으키는 등불이 되었다.

보이지 않는 것을 품는 일,
그것이 나를 부유하게 만들었다.
겉이 아닌,
속이 자라나는 방식으로.

말하지 않아도 빛나는 사람이
결국 가장 멀리, 가장 오래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는 것을
이제야 천천히 알게 된다.

수, 금,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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