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말하지 않는다.
다만 하루를 어디에 내려놓는지
엄마는 조용히 지켜본다.
시간은 물처럼 흘러가지만
발을 담근 자리마다
온도가 다르다.
침대 위에 오래 머문 시간은
몸을 무겁게 만들고
책 위에 내려앉은 시간은
생각을 천천히 키운다.
부지런함에 스며든 시간은
손에 굳은살을 남기고
그 굳은살은
어느 날 삶을 미끄러지지 않게 붙잡아 준다.
시장에 놓인 시간은
사람의 얼굴을 읽게 하고
가정에 머문 시간은
말없이 등을 내어주는 법을 가르친다.
시간은 누구에게도 치우치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마음을 어디에 두었는지
그 자리를 기억할 뿐이다.
행동이 있던 곳에
결국 길이 생기고
마음이 머물던 곳에
풍경이 남는다.
자기 마음을 붙들 수 있을 때
시간은 흩어지지 않는다.
그때부터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자라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