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펼치니
문장들이
발소리 없이
내 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길을 잃었다고 생각했지만
길은 사라진 적 없었다.
다만
생각이
다른 쪽을 보고 있었을 뿐.
생각은
보이지 않는 씨앗,
매일 같은 손으로
물을 주면
결국 숲이 된다.
시간은
말없이 쌓여
내가 머문 자리에
내 얼굴을 남긴다.
어렵다고 믿는 순간
산은 높아지고,
믿음을 되찾는 순간
산은
잠시 숨을 고른다.
사람을 향한 오해는
대개
나를 향한 그림자.
나는 나를 비추며
타인을 판단했다.
장미 곁에 오래 있으면
말에도 향이 묻고,
거친 공기 속에서는
마음이 먼저 상처 난다.
그래서
다른 삶을 원할 때는
조용히
공기를 바꾼다.
지는 날에도
수업은 끝나지 않는다.
모든 실패는
다음 문을 여는
연습일 뿐.
책을 덮자
세상은 그대로였고
나만
조금
다른 방향을 보고 있었다.
오늘 싱가포르 해안의 모습 은 잔잔하면서도 따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