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by 지로 Giro

오늘로

그가 하늘로 간 지

스물일곱 날이 지났다.

나는 알고 있던 사람이다.

돌아갈 것을.

작년 오월,

아무 말 없이 이모를 안고

울음을 쏟아냈을 때

그건 이별 연습 같은 것이었다.

다시는 못 볼 것 같아서.

큰이모는

눈이 컸고

예뻤다.

그 사실을

이제야 또렷이 떠올린다.

이모부는

전라도 임실 사람이었다.

전쟁이 그의 형제들을 데려갔고

그리움이

그를 조금씩 데려갔다.

칠십도 채 되지 않아

먼저 떠났다.

큰이모는

그보다 열다섯 해를 더 살았다.

그러나 그 시간은

삶이라 부르기엔

너무 길고

너무 가벼웠다.

젊을 때의 사고로

아이를 낳지 못한 이모는

마음으로 아이를 낳았다.

품으로 키운 아이는

서른을 넘기지 못하고

다시 하늘로 갔다.

그 뒤로

집에는

사람보다

침묵이 더 오래 머물렀다.

이모부는 술로 버텼고

큰이모는

숨으로 버텼다.

오늘은

죄송한 마음이

유난히 무겁다.

해드리지 못한 말들,

건네지 못한 손길들,

그 모든 ‘나중에’가

이제는 갈 곳이 없다.

큰이모,

당신의 삶이

너무 고단해서

말조차 줄어들었음을

이제야 알겠다.

부디 그곳에서는

아무것도 버티지 않아도 되는

날들이길.

나는 오늘

늦은 사과를

조용히 놓고 간다.

https://youtu.be/TbddOoJydFg?si=mydtm1qIBv6rI4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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