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즘
설명을 하지 않는다.
설명은 언제나
나보다 먼저 지쳐버렸기 때문이다.
말을 덧붙일수록
나는 점점
얇아졌다.
내가 아닌 것들로
덧칠된 종이처럼.
사람들은
각자의 눈 속에
이미 나를 심어 두고 산다.
그 씨앗은
내가 무엇을 말하든
자기 방식으로만 자란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 물을 주지 않는다.
이해는
요청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것은
비가 오는 일처럼
오거나,
오지 않거나
둘 중 하나였다.
네가 나를
한 사람으로 보든,
한 장면으로 보든,
아무것도 아닌 그림자로 보든
나는 그 앞에서
형태를 바꾸지 않기로 했다.
삶의 어느 지점에서
나는 알게 되었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는 일은
자신을 조용히
삭제하는 일이라는 것을.
타인의 시선은
날마다 바뀌지만,
내 안의 침묵은
한 번 금이 가면
쉽게 복구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선명해지기보다
남아 있기로 했다.
설명되지 않아도,
오해 속에 있어도
사라지지 않는 쪽을 택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나를 어떻게 부르느냐가 아니라
내가 나를 부를 때
목소리가 떨리지 않는지.
오늘도 나는
아무 말 없이
내 안의 자리로 돌아온다.
거기에는
변명도 없고
설득도 없지만
살아 있는 온도만이 있다.
그것이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