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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레브 Oct 06. 2020

한국 사람들이 바라보는 워킹맘과 육아대디란

미국에서 내가 취업이 되었다.

그 어렵다는 외노자의 미국 취업 기쁨도 잠시, 갑자기 아이를 돌봐줄 사람을 찾는다는게 힘들었다.

아직 너무 어려 데이케어도 고민중이었는데 남편이 일과 학업을 잠시 쉬고 육아를 전담하기로 했다.


아파트 로비에서 한국사람을 발견했다.


모르는 얼굴이었지만 외국에 있으면 같은 고국사람이 괜히 반가워져 나는 꼬박꼬박 인사하는 편이라 인사를 건넸다. 


그런데 그분은 우리를 아는 모양이었다.

답례 인사가 가관이었다.



로비에서 만난 그 분은 연세가 좀 있으신 분이라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비교적 나이가 어린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지난번 황당했던 부부 (미국에서 차고세일 했습니다.)도 일하는 '엄마', 육아하는 '아빠'라는 개념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 같았다.



아침에 일찍 나갈때 날 회사에 데려다 줬다. 즉 항상 우리셋이 같이 있었다.




워킹맘, 육아대디보다 애엄마가 도망간 것이 더 받아들이기 쉬운것?

아니면 워킹맘은 괜찮은데 육아에 엄마가 주도적이지 않는 것은 이상한것인지.


아침 일찍 제이가 나갈때 '첫째 학교'가 아니라 날 회사에 데려다 주는 것이었다.

즉, 제이가 아기를 안고 있을때 난 옆에 항상 함께였고 그동안 나는 내내 미나리와 떨어지는 것이 아쉬워 물고빨고 인사중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보고싶은대로 보고 말도 안되는 상상의 나래를 펼친것이다.

뒷담화 현장 급습!

유치원 엄마들이 내 뒷담화하는 것을 라이브로 듣게 되었다.

등하원은 제이가 전담하고 난 가끔 일찍 끝나거나 제이가 일이 있을 경우 가기때문에 내 얼굴은 모르는 모양인지 내가 바로 옆테이블에 앉아 있는데도 신나게 떠들어댔다.


처음에는 온갖 생각이 들었다.

'가서 커피를 확 들이부어?'

'아님 머리채를 잡아?' 하는 즐거운(?) 상상들.


그런데 듣다보니 내용이 너무 말도 안되는 것들 투성이라 마치 일일연속극 보듯 그냥 재밌어졌다.

아빠가 등하원을 시킨다+아이가 엄마를 보면 너무 행복해 한다= 엄마가 따로 산다라니!


우리는 잠시라도 떨어졌다 만나면 과하게 좋아하는 리액션 부자들이다
말도 안된다고 뭐라했는데 저런일이 저에게 일어났습니다
역시 불안한 예감은 틀린적이 없지
머리끄댕이 안 잡은건 잘한 것 같다. 좀 아쉽지만

우리 엄마 세대는 그냥 저런 억측과 루머, 손가락질을 받아들였다.

우리 세대는 저런 것들과 싸우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다음세대는 이런일들이 없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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