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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레브 Oct 21. 2020

천국에 전화를 걸 수 있다면








가끔 천국에 전화를 걸어

그리운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참 좋겠다.


그러면 세상 모두가 통화중일거야. 그치?





외할머니가 없는 딸에게


엄마와 나는 대화를 많이 했었다. 유학생활로 먼 타국에 홀로 있을 때는 국제전화로 하루에 2-3번은 수시로 통화를 했다. 언제나 활달하고 이목을 집중시키는 '주인공' 스타일의 엄마가 주로 이야기를 하고 나는 간혹 엄마를 안심시키거나 엄마를 뿌듯하게 할 만한 이야깃거리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주로 듣는 쪽이었다.


이야기의 주제도 다양했다. 운전 중에 옆에서 말 안 듣는 반려견 뽀미부터 고집쟁이 반항아 동생 때문에 속 터진 이야기, 엄마 어렸을 적, 나의 어렸을 적.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때 물어봤으면 좋았을걸 싶은 이야기들이 한가득이다.


딸이 태어나고서는 엄마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들이 하루에도 열두 천 번씩 솟아난다. 육아팁은 의외로 궁금한 것이 하나도 없다. 극성에 가까운 지극정성으로 날 길러냈지만 지금 기준으로 보면 아동학대의 선을 아슬아슬하게 드나들었던 적이 많은 철부지 엄마였다.


소소하고 날 키워준 엄마만이 대답해줄 수 있는 작고 작은 이야기들이 궁금하다.

가끔 전화통화만이라도 가능했으면 좋겠다.


"처음 유치원을 갈 때 유치원 문으로 들어가는 내 뒷모습을 보면서 엄마도 괜히 코끝이 찡했어?"





이제 우린 그저 아이들한테 추억이 되면 돼.
부모가 되는 순간 자식의 미래를 위해 유령같은 존재가 되는 거지.

(영화 '인터스텔라' 중)



외할머니와 유난스레 정이 많은 나는 나의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사실보다 딸에게 외할머니가 없다는 것에 한번씩 미안하다. 이것이 열심히 빼곡히 기록을 남기기로 결심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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