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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레브 Jun 26. 2020

시월드와 드라마

돈봉투, 던질거에요 내밀거에요?

드디어 첫 시월드 경험. 두둥






시월드와 돈봉투










드라마에서 돈봉투는 왜 항상 스윽~하고 밀까











재벌집에서 원하지 않아요 ㅎㅎㅎ







백퍼 진심. 듣고 보니 결혼이고 뭐고 다 귀찮았음





그리고 나오는 길에 J에게 전화를 걸어 모두 보고했다.

"잘 만났어?"

"응, 물컵도 안 던지고 돈봉투도 없었어."


"뭐야, 봉투 없었어? 아쉽네. 그리고 또 뭐라셔?"

"왜 바쁜데 하필 지금 결혼하냐고 뭐라 하시던데."


"뭐래, 엄마가 결혼하나.. 그래서?"

"나도 결혼 생각 없는데 너무 잘 됐다고, 제발 너 좀 말려달라고 그랬어."


"... 엄마가 아들한테 도움이 안되네."











아직도 저 사건은 나에게 악감정이나 나쁜 기억으로 남아 있지 않고 '에피소드'에 가깝다. 딱히 결혼은 해도 좋고 안 해도 좋고 라는 생각도 들었던 와중에, 듣다보니 설득되어 '아, 결혼식 준비할 거 많구나~ 다 귀찮다~ 나랑 생각이 통하시네~' 이렇게 생각해서 "그럼 아들에게 직접 이야기 해보세요." 라고 하게 된 것이다.


왜 드라마 속 시어머니들은 항상 더 편한 자기 자식에게 이야기하지 않고 남의 자식에게 이야기할까, 극 중 이야기를 위해서 그런가? 하고 궁금했는데 겪어보니 철저한 현실 반영이었다. 제이에게 물어보니 나에게 하셨던 이야기 중 그 어느것도 말씀하지 않으셨다고 한다.


나의 경우는 주변에서 '넌 할 말 다 하는 구나' 라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지만, 나름대로 참고 또 참는 편이라 그런 평가에 놀라곤 했다. 주변에 물어보니 저 정도 되는 일도 실제로 겪으면 대부분 당황해 아무 말도 제대로 못하거나 긴장해서 억지 웃음만 짓다가 온다고 했다. 그렇게 알게 된 사실은 대부분은 아직도 '시월드'를 상대로 저 정도 이야기도 하지 못한다는 걸 알고 그냥 '할말 다 하는' 타입이라는 걸 인정했다. 


남의 자식과 다른 자식의 부모가 단 둘이 만나는 건 놀이터에서 아이가 홀로 '어른'을 상대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설령 그 아이가 어른을 잘 상대했다 치더라도 시작부터 불리하고 외로운 싸움이기에 집에 오면 엄마 생각에 서러운 울음부터 터뜨리는 그런 상황이다. 유교 국가에서 시가 어른들을 며느리 홀로 상대한다는 것은 이처럼 철저한 갑을의 관계이다.   


지금 생각하면 철 없긴 했는데 한편으로는 다행이란 생각도 든다. 시월드를 상대할 때 노하우 중 하나는 가끔 철없이, 눈치없이 할 말을 하는 것이 눈치보며 속으로 삭이는 것보다 좋은 것 같다. 어른들이 먼저 자식의 배우자로서 존중해주면 고민도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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