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학벌이 중요할까?
학교 지원 시즌이 돌아왔나 보다. 내가 여기저기 보냈던 문의 메일들이 나에게 오고 있다. 내가 한국 사람이니 당연히 한국 학생들에게 이메일이 많이 온다. 그런데 재밌다. 서울대 카이스크 서카 서카카 이다.
제가 스카이서성한이 아닌데 지원해도 될까요?
한국 학교 어느 레벨까지가 마지노선인가요?
월반하고 뛰어넘고 들어와서 아직 완전 어린애들, 전혀 상관없는 학과를 졸업했지만 세상을 바꾸겠다며 온 애들, 전혀 상관없는 일을 5-10년 하다 연구하고 싶어 온 사람들. 등등등
그런데 입학 지원서도 아니고, 문의 메일인데 한국에서 온 메일은 전부 서카카이니 이쯤에서 의문이 들었다.
아주 간단.
"그냥 많이 지원하니까"
그러면서 좋은 학교냐고 물어본다. 그래서 좋은 학교 중 하나라고 했더니
"전 세계의 수 많은 좋은 학교 중에 하나겠지."
그러니까 (공대 한정) 많이 지원해서 '들어본' 학교라는 것이다.
한국사람이라 한국 사회를 잘 알아서 예상 가능한 원인을 나열해보자면:
1. 서카만 합격한다 생각한다.
2. 금수저는 되어야 미국 유학을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외국인에게도 장학금을 주는 곳이 많음. 박사과정은 전액 장학금이 많음.)
이렇게 생각한 이유는 블로그 비밀 댓글이나 쪽지로 간혹 문의가 와서 그렇다.
그 학교에 그 학과 박사 가려면 최소 어느 학교를 나와야 하나요? 스카이인데 학점 보나요?
학점은 높긴 한데.. 서성한보다 아래 학교면 합격 가능성이 있나요? 서류 광탈일까요?
학벌이 좋으면 20대까지의 삶이 편한 것은 맞다. 그것조차 뭐 대단히 우월한 삶을 산다기보단 학교 이름을 밝혔을 때 ‘우와’라는 반응을 받는 것.
어디서 일하는지, 연봉이 얼만지가 중요하고 사람들의 반응도 그에 따라 나뉜다.
30대 초반까지는 학벌의 연장이라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좋은 학교를 나오면 남들 보기에 '우와'한 직장에서 일할 확률이 높을 테니까.
20대부터 꾸준히 자기 삶을 위해 노력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삶은 확연히 바뀐다.
단순히 주변에서 '이욜~'하는 반응을 받고 못 받고를 넘어서 이제는 현실적으로 다른 삶이 된다. 20대에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30대는 바뀌고 30대에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40대가 바뀐다.
10대에 '수능과목'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을 간다고 해도 그게 사회생활, 직장생활의 스킬로 이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사회에서 정말 필요한 지식을 배우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한창 놀고 싶은 10대에 하기 싫은 일을 꾸준히 버티고 앉아 지루한 입력/출력을 반복하는 고난을 이겨낸 것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공부를 잘했다면 이 부분에서만큼은 인정한다.
중요한 것은 '이 부분'이다. 공부는 수많은 분야 중 하나이다.
공부에 뜻이 없지만 다른 분야에 똘똘한 사람들은 20대를 알차게 살고 30대에 도전해서 멋진 40대를 살 것이다. 그래서 모두에게 미국 유학이 최고니 죄다 도전하라는 것이 아니다.
난 공부가 좋다. (입출력 말고 내가 주도하는 공부)
세상을 바꿔보고 싶다.
관심있는 주제에 대해 (디립따) 파는 것을 좋아한다. (그것이 수능 출제영역에 없었을 뿐)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한번 사는 인생 모든것을 던져 도전해보고 싶다.
그렇다면 좀 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뭐 어떰? 까짓 거 한번 해보라고! 질러 보라고! 하고 싶다.
그러니 '서카 서성한이 아닌데 가능할까요?'라는 질문할 시간에 차라리 교수에게 문의 메일도 마구 보내보고, 지원도 마구 해보길 바란다.
공대라서 카이스트에서 많이 지원하는 것 같다.
카이스트 교수와 선배들이 아무래도 미국 공대로 유학을 보낸 경력이 많으니 적극 지원을 해주는 듯?
그리고 이건 뇌피셜인데 한국 대학교 - 카이스트 대학원 - 미국 박사 트랙이 "정석"인 무슨 과정이 있지 않을까?(교수라든지..)
그리고 예전에 비해 한국 유학생이 확 줄었다. (미국박사의 메리트가 별로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