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바로 앞에 걸어서 5분 거리에
큰 호수 공원이 있는데
운동을 진짜 싫어하는 나는 일부러 돌아서라도
꼭 카페에 들렀다 간다.
커피 마시려고 운동합니다.
섭취하는 칼로리 vs. 소비하는 칼로리를 계산하면
운동을 가지 않는 게 더 건강할 것 같기도 하지만
기분전환도 되고, 스트레스도 풀리고, 태교에도 좋고? ㅋㅋㅋ
날씨가 좋은 날이면 공원 잔디밭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는 사람들도 많다.
한국에서도 공원을 가면 젊은 사람들보다 중년의 아줌마, 아저씨들이 훨씬 많아서 놀랐다.
다들 운동 정말 열심히 하신다.
전투적인 파워 워크와 로보캅 스타일로 앞, 뒤 박수!
그리고 날 충격에 빠트린 운동법은 기둥이나 나무에 등치기.
미국에서도 전투적으로 운동하는 건 비슷하다.
정말 전투적으로 달린다.
운동복 스타일도 한국과 미국이 다른데,
한국 아주머니들은 자외선 차단으로 꽁꽁 싸고 가리고 운동하는 편이고,
미국 아주머니들은 태닝을 위해서인지 탱크탑은 기본으로 모두 훌훌 가벼운 차림으로 운동한다.
임산 복도 두 나라가 다르다.
미국은 더 쫄쫄하고 타이트하게 입어 배가 강조되고
한국은 큰 상의나 원피스로 배가 잘 안 보인다.
집 앞 호수는 꽤 큰 호수이다 보니 갈매기, 비둘기, 백조 등 다양한 새들도 많은데
요즘 같은 봄에는 새끼들도 있어서 너무너무 좋다.
한 번은 다람쥐가 내가 먹던 쿠키를 빤히 보길래 줬더니
그 자리에서 도망도 안 가고 다 먹어치우고는
당당히 하나 더 요구했다.
심지어 해파리까지...
어느 날, 커플 오리가 있었는데 다른 남자 오리가 여자 오리를 치근 Duck 댔다.
열 받은 커플 중 남자 오리가 호수로 치근덕대던 오리를 던져버린 후 폭풍 질주를 해서 쫓아냈고
치근덕 오리는 멀리 도망갔다.
그 와중에 구경하던 사람들이 생중계 더빙을 해줘서
동물농장 보는 줄 ㅋㅋㅋ
임신 후 특히 느끼는 한국이 좋은 점들은
너무.. 너무... 많다.
지난번 병원 갔다가 무조건 살 찌우고
운동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신랑은 그 후로 엄청 무섭게
식사랑 비타민검사를 한다.
(오늘 아침도 강제로 스트레칭당함)
그럼에도 아직 밥 짓는 냄새는 못 맡고 요리하고 나면 지쳐서 밥맛이 뚝 떨어진다.
(절대 요리하기 싫어서 이러는 거 아니야)
Original. S01 e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