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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레브 Aug 24. 2020

언택트 면접을 준비하는 자세

처음 집에서 화상면접을 하게 되었을 때는 '집'이라는 공간이라 더 편할 것이라 생각했다.


확실히 오가는 교통편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복장도 상의만 신경 쓰면 되니 불편한 구두를 챙겨 화장실에서 갈아신거나 하는 수고를 덜어 좋았다.


하지만 막상 닥치자 대면 면접일때는 생각지도 못한 것들이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연결이 잘 될까? 중간에 끊어지면 어쩌지?'

'내 말이 들릴까?' '내 표정이 보일까?' '중간에 택배가 오면?' 등등.


시선 처리는 또 어떤가.

처음에는 화면에 있는 상대방 눈을 봐야 할지 모니터의 까만 카메라 점을 봐야 할지 면접시간 내내 나의 시선은 방황했었다.


테스트를 위해 노트북 카메라를 켜니 난리 났다.

형광등 아래에서 내 얼굴에 그늘이 져 스크린에서 튀어나오는 귀신이다. 얼른 셀카 빨 좋은 명당자리를 찾느라 노트북을 들고 이리저리 옮겨 다니다 결국 책상 스탠드를 옮겨왔다.


자리를 옮기고 나니 화면에 이상한(?) 소품들이 잡힌다. 부랴부랴 그것들을 카메라 사각지대로 옮기고 대신 그럴듯한 소품을 배치했다.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해 화상면접 앱을 핸드폰에도 열어놓고 가만히 앉아 심호흡을 했다.


화상면접 때 가장 떨리는 순간은 콜이 오고 통화연결 버튼을 클릭하기 직전이다. 사실 면접이 시작되면 정신없이 지나가기 때문에 긴장할 정신도 없다.


그런데 화면에 캡 모자를 눌러쓴 채 밝게 웃는 외. 국. 인!


3자 대면 형식이라 한국인과 면접을 주로 진행하고 영어 인터뷰를 잠깐 진행할 줄 알았지 대뜸 외국인과 면접을 하리라고 예상하지 못 해 당황했었다.




표정을 잘 숨기지 못하는 나는 면접할 때 당황하면 차라리 솔직하게 당황했다고 하는 편이라 이때도 시작하자마자 솔직히 말해버렸다.


"안녕, 사실 나 지금 엄청 당황했어. 내가 아는 한국인 샘 Sam만 해도 3명이라 당연히 한국인이라고 생각했거든. 영어로 뇌 부팅을 다시 하느라 버퍼링 걸릴 뻔했어."

샘은 나와 유머코드가 비슷한지 깔깔대고 웃었다.


난 개인적으로 내가 사람을 뽑을 때나 뽑힐 때나 이런 식으로 가볍게 아이스브레이킹을 하고 면접 진행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서로 어색함과 긴장을 줄일 수 있어서이다.


얼마 전 뉴스를 보니 비대면 면접을 넘어 이제는 A.I. 가 면접을 진행한다는데 A.I. 와의 면접에서도 이런 농담이 통할지 의문이다.


다음일은 다음에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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