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물 조직과 워라밸 좋은 직장의 차이
“이 시간까지 일하고, 너무 열심히 하는 거 아니야?”
회사에서 주고받는 훈훈한(?) 칭찬이다. 물론 듣는 사람이야 대부분 ‘너님이 퇴근 30분전에 주면서 내일까지 해달라매 &%^$*@#&’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1. 아이구 이 친구 열심히 해.
고가평가 잘 줘서 승진 시켜줘야지
2. 이 일의 담당 관리자가 누구야?
3. 뭐? 너 어떻게 일하고 있는거야?
답은 2번과 3번이다.
“나 계속 야근했어.” 라고 한다면 어떤 식으로 업무를 하는지 물어본다. 내 방식이 효율과 몰입이 떨어지는 것은 아닌지 평가하는 것이다. 그리고 비효율적으로 ‘엉덩이 싸움’을 한 것이라면 내가 업무에 허덕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면 내 능력보다 과한 프로젝트를 맡겼다고 생각해 다른 적임자를 찾기도 한다.
그래도 사람이 하는 일인지라 업무 분배가 쏠리거나 비효율적인 프로세스가 생겨 야근을 할 일이 생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담당자나 관리자에게 이 일을 알려야 한다. 야근했다고 자랑할 것이 아니라 신속하게 효율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알리는 것이다. 그 후에도 효율적인 방법을 찾지 못하면 사람을 뽑거나 적재적소에 인재 배분을 못 했다는 뜻이므로 업무 분장을 다시 세운다.
효율적인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관리자의 역할이다.
이게 반복되면 관리자의 자질을 재평가 받는다.
‘워라밸’의 의미를 다르게 이해하는 사람들을 가끔 봤다.
워라밸이 좋은 환경에서 일을 하려면 주어진 업무를 시간내에 마치기 위해서 업무시간동안 ‘초’집중을 해야 한다.
현재 직장의 업무강도는 다소 센 편이다. ‘강도가 세다’는 것은 해당 업무를 하기 위한 높은 숙련도와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또한 업무 수행 능력과 평가가 냉정하다는 것이다.
오래 엉덩이 붙이고 앉아있다고 해서 (혹은 상사가 그렇게 느끼도록 쇼맨십을 발휘했다고 해서) 일을 열심히 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그런 사람에게만 보상이 주어진다면 그 조직은 대대적인 개선이 필요한 ‘고인물’ 조직이다. 워라밸의 문제가 아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워라밸은 퇴근 후 일 생각을 끊어내는 것은 아니다. 이건 개인의 문제이다. 퇴근 후 일 고민을 하는게 자신의 개인적인 삶이라면 그건 그거대로, 퇴근 후 여가를 즐기면 그건 또 그거대로 워라밸이다. 개인의 선택이라는 것이 핵심이다.
마찬가지로 어디에서 능력 발휘를 하고 열심히 하는 사람들도 있다. 월급루팡이 기이할 정도로 많다면 그건 그 조직에서 적절하고 공정한 보상체계가 없다는 것이다. 업무평가 방법에 대해 공정한지 재정비가 필요한 것이다.
개개인의 직무 능력 및 성향과 맞지 않는 일을 맡긴 것일수 있으니 관리자들이나 조직에서 고민할 일이다.
하지만 결국 개인의 성장을 저해하는 곳이 싫은 이들은 이직을 한다. 그런데 나름대로 만족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 안에 머물며 ‘회사’외의 삶에서 보람을 찾을 수도 있는 것이 요즘이다.
정리하자면,
1) 워라밸은 업무강도와 관계없다.
2) 업무강도는 ‘오래’ 일하는 것과 관계없다.
숙련된 사람이 많이 필요한 전문직이나, 육체적 혹은 정신적 노동을 많이 요하면 업무강도가 ‘센’ 일이다.
길게 사는 인생, 1모작 직장에서의 삶은 길면 30년이다.
직장인 외의 페르소나가 1-2개씩 존재하기도 한다. 어차피 2모작, 3모작 인생인데 이건 이 나름대로 지혜롭다고 생각한다.
어떤 이는 ‘일=나’이지만 또 어떤 이는 일은 일이고 나는 나이다. 뭐가 더 좋고 나쁜게 아니다. 일과 나를 분리한다고 조직이 휘청이지도 않는다(휘청이면 안된다.)
대부분이 직장에서 놀면서 돈 받기를 바라며 ‘워라밸’을 부르짖는 것은 아닐 것이다. 퇴근 후 가족과 시간을 보내거나 혹은 직무능력을 올리기 위한 공부를 할 수도 있다. 개인의 선택이 가능하면 워라밸이 좋은 직장이라고 생각한다.
(커버이미지: https://unsplash.com/@rozets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