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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레브 Aug 28. 2020

면접관들이 내 대답에 웃은 이유

면접장 문을 여는 순간 망했다고 생각했다.

면접 복장은 자유.


그래서 잘 어울린다고 칭찬을 많이 받았던 옷을 꺼냈다. 그러나 면접장소에 도착하자마자 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기실은 온통 흰색과 검은색의 향연.


모두 교복같은 차림이었다.

색이 있는 옷을 입은 사람은 나뿐이었다.


거기에 조합까지 통일.

셔츠나 블라우스는 모두 흰색, 하의나 재킷은 블랙.

여자들의 메이크업도 모두 은은한 코랄 살구톤이었다.





이해할 수가 없었다.

분명히 담당자에게 정장 여부를 물었을 때 전혀 그럴 필요 없다고 들었는데 그 후 나만 빼고 안내사항이 따로 온건가 했다.


가뜩이나 악명 높은 기업의 면접이라고 하도 겁들을 줘서 긴장했던 차에 혼자만 외모가 통통 튀니 첫인상은 망했다는 생각이 깊이 들었다.



에라이, 그 악명 높은 면접, 구경이나 하자




그렇게 마음먹은 뒤라 그런지 문을 열고 들어서자 떨린다기보다는 묘한 기대감이 들었다.




일단 면접이 진행되자 어떤 면접보다 집요하고 날카로운 질문들이 쏟아져 다른 생각을 할 겨를도 없었다. 허를 찌르는 질문은 많았지만 떠도는 악명과는 달리 면접관들은 시종일관 매너 있는 태도를 유지했고 선을 넘는 질문도 없었다.



면접관이 물었다.

질문 있으신가요?


"질문 전에 먼저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시종일관 매너 있고 프로페셔널한 면접을 진행한 그들에게 받은 감동과 안도를 솔직하게 표현했다.



“아까 그 질문은 정말 좋은 질문이었습니다. 날카로워서 사실 속으로 헉하고 놀랐거든요. 정말 멋지세요!


(손으로 다른 면접관을 가리키며) 그리고 제가 대답할 때마다 시선을 마주하며 들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덕분에 굉장히 즐거운 대화를 나눴습니다.”


라고 한 사람 한 사람 칭찬 및 소감을 보냈다.





이번에는 정말 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온오프라인에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를 따르지 않았다.


주변에서는 너무 평소의 '나'처럼 하지 말고 중간만큼만 하라고 했다. 그럼 중간은 가니까.


운이 좋아 면접관들이 나를 좋게 본 것일 수도 있고 다른 면접관이었다면 건방지다고 기분 나빠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다른 곳은 내가 한 질문들에 '건방지다'라고 했지만 난 오히려 면접에서 내숭(?) 떨지 않고 그런 태도를 보여준 면접관에게 감사한다. 똥같은 회사를 거를 수 있었으므로.



결과는?









면접은 나와 기업이 서로를 알아보는 '소개팅'같은 자리라고 생각한다.


애프터 신청을 할지 말지 '을'인 면접자도 실제로 이곳에서 일하면 어떤지 최대한 파악해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갑자기 분야를 180도 뒤집지 않는 이상 일은 거기서 거기. 어차피 같은 분야에서 직장을 옮겨도 일이 주는 스트레스는 비슷하다. 그래서 나는 면접 볼 때 직무 외의 질문도 많이 하는 편이고 이때 파악한 ‘촉'이 거의 맞았다.


결론적으로 합격한 곳이 면접 봤던 곳들 중 가장 규모가 있고 회사 궁합도 나와 잘 맞았다.



점점 Coffee chat 같은 기존 형식을 깬 면접방식도 많이 도입되고 있다.


이제는 비대면 면접도 늘고 있으며 전화면접 > 화상면접 > 온사이트 면접으로 진행하는 곳도 있다.

(언택트 면접을 준비하는 자세 참조)


모두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어차피 남들과 똑같은 모습과 판에 박힌 대답은 점점 더 통하지 않을 것이다.


Be Origina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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