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후기] 나이브스 아웃: 웨이크 업 데드 맨

지루할 틈 없는 밀실 살인극

by 오롯이

육아의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는 몰입감을 기대하고 선택한 영화. '나이브스 아웃' 명성을 믿고 줄거리 요약도 보지 않고 시작했다. 천주교와 성당 배경이라서 친근했고 예측불허 이야기가 전개되어서 신선했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많이 늙어서 세월의 무색함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는데 그 아쉬움을 젊은 신부 역을 맡은 조쉬 오코너가 톡톡이 만회시켜 줬다.

​줄거리 요약 (스포일러 포함)


​1. 사건의 발단: 성당에서의 '기적(?)' 같은 살인이 벌어진다. 뉴욕 근교의 한 가톨릭 성당. 보수적이고 공격적인 설교로 유명한 제퍼슨 윅스 몬시뇰(조쉬 브롤린)이 성금요일 예배 도중 제단 옆 밀실에서 시체로 발견되는데, 문이 잠긴 상태에서의 '밀실 살인'이었다. 그는 등에 '악마의 머리' 장식이 달린 칼이 꽂힌 채 죽어 있었다.


​2. 용의자가 된 주드 신부
​사건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주드 신부다. 그는 평소 윅스 몬시뇰과 신학적 견해 차이로 격렬하게 다퉜고, 결정적으로 살인에 쓰인 칼의 장식이 주드 신부가 술집에서 홧김에 뜯어냈던 소품임이 밝혀지며 위기에 처한다. 이때 탐정 브누아 블랑이 등장해 주드 신부의 결백을 믿고 함께 수사를 시작하게 된다.


​3. 숨겨진 진실과 다이아몬드
​수사 과정에서 성당의 설립자 가문이 남긴 거대한 핑크 다이아몬드의 존재가 드러난다. 윅스 몬시뇰은 이 다이아몬드를 찾아 팔아치우려 했고, 이를 막으려는 성당의 핵심 인물들과 얽히고설킨 비밀이 하나둘씩 풀리는 전개다.


​4. 반전의 결말 (스포일러 주의!)
​살인 사건의 배후에는 성당의 가장 신실한 신자로 보였던 마사(글렌 클로즈 분)가 있었다. 그녀는 윅스 몬시뇰의 탐욕이 성당을 망치고 있다고 판단해 의사 내트와 공모하여 그를 살해했다. 특히 윅스가 부활한 것처럼 꾸미기 위해 시신을 바꿔치기하는 대담한 트릭을 썼으나, 브누아 블랑의 추리로 모든 진실이 밝혀진다.


​영화는 주드 신부가 성당의 이름을 '영원한 은총의 우리 성모(Our Lady of Perpetual Grace)'로 바꾸고 새롭게 시작하는 모습으로 끝을 맺는다

​<나이브스 아웃: 웨이크 업 데드 맨> 소감


​1. 주드 신부의 고백이 남긴 여운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주드 신부가 자신의 과거 살인을 고백하는 장면이었다.

"나는 링 위에서 사람을 죽였었다. 이상이 있는 걸 알았지만 그를 죽이고 싶어서 마구 팼다." 과거를 깊이 참회하고 나약한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낸 그 캐릭터가 참 용감하고도 멋지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성직자라는 신분 뒤에 숨겨진 인간적인 고뇌와 과거의 어두운 진실을 드러내는 순간이 극의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으며, 캐릭터의 입체감을 더해주었다.


​2. 인간의 탐욕에 대한 경계
영화는 성당이라는 성스러운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끝없는 탐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물질적인 욕망이 어떻게 사람을 타락시키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얼마나 비극적인지를 다시금 상기시켜 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3. 독선의 위험성에 대한 통찰

용의자 마사는 몬시뇰 신부가 성당을 망치고 있다고 생각해 살인을 저지른다. '나만 옳다'는 위험한 신념이 타인에게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정의가 절대적이라고 믿는 독선이 오히려 가장 큰 악이 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긴 작품이었다.

러닝타임이 꽤 긴 편임에도 불구하고, 촘촘하게 짜인 서사 덕분에 지루할 틈 없이 극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었다. 특히 주드 신부의 고백 장면에서 느꼈던 그 서늘한 전율은 영화가 끝난 뒤에도 긴 여운을 남겼다.


또 브누아 블랑의 귀환을 기다린 보람이 충분했기에, 평점은 8.5점을 주고 싶다. 미스터리 장르의 쾌감과 묵직한 메시지를 동시에 느끼고 싶은 분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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