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문극장 2024 권리의 세 번째 강연으로, 김도현 노들장애학궁리소 연구활동가의 ‘장애학의 관점에서 본 장애인권’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보통 "장애"라는 단어를 들으면 보건·재활·복지 분야를 떠올리지만, 장애학은 인문학적 관점에서 푼다고 한다.
나는 장애우라는 표현은 잘못된 표현인 걸 알고, 장애인은 무조건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존재가 아니라는 인식을 하고 있음에도, 명확히 정리되지 않는 지점들이 있었다. 그중 하나가 "지금은 비장애인이지만 살아가다 보면 언제든 장애인이 될 수 있다"라는 말이었는데 맞는 말인 거 같으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썩 와닿지는 않았다. 이 불편했던 마음이 해소되었고, 이외에도 장애인에 대해 깔끔 명료하게 정리해 준 시간이었다.
그래서 듣는 내내 이러한 장애인 인식 교육을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공식적으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초등학교 때 배우던 교육 과정에서 장애인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었고, 이는 철저히 비장애인 입장으로 만들어진 WHO(세계보건기구)의 정의에서 비롯된 교육이었다고 생각한다.
명확한 발음과 당당한 목소리로 자신의 경험을 말하며, 강연의 주제를 관통하고 그 외의 것을 묻던 학생이 기억에 남는다. 질문했던 학생은 혜화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장애인 시위를 가까이에서 접하면서 이를 혐오하는 사람들과도 마주친다고 한다. 오늘 강연처럼 인식 교육도 좋지만 실천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지를 물었다. 강연자는 이렇게 교육을 들으러 오는 것도 실천적인 방법 중 하나이며 보통 동네에 자립생활센터가 있어서 이곳에 도움을 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하셨다. 막상 내 주위에 장애인이든 사회적 약자가 없으면 내 일이 아니라고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당장 급한 일을 마주하며 살아가기에 바쁘다.
하지만 강연에서도 말했듯이 장애인 문제는 장애인만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 모두의 문제이다. 장애는 "장·단기간 혹은 일시적으로 발생한 신체적·정신적 손상, 기능상실, 질병 등이 사회적 태도나 문화적, 물리적 장벽으로 인하여 일상 또는 사회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가져오는 상태"이므로 사회적인 인식과 태도가 중요하다. 서로가 누군가를 탓하는 게 아니라 조금씩 이해한다면 좋겠지만, 그게 가장 어려운 일이라 항상 어려운 문제이다.
외국을 나가 보면 길거리에 장애인이 많다. 그들 국가가 장애인의 절대적인 숫자가 훨씬 많은 걸까? 물론 정확한 통계를 찾아보진 않았지만, 아닐 거라 생각한다. 당장 하루아침에 장애인이 외부 활동을 편리하게 생활하기를 바라진 않는다(물론 그럴 수 있다면 좋겠지만). 다른 나라도 쉽게 이루어지진 않았을 것이다. 이런 강연을 통해 조금씩이라도 인식이 바뀐다면 한 걸음씩이라도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사진=두산아트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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