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현타가 자주 온다.
아주 바닥은 아닌데,
그렇다고 이대로 괜찮다고 말하기도 애매한 상태다.
열심히 살고 있는 것 같은데 눈에 보이는 성과는 없고,
하루하루는 바쁘게 지나가는데
돌아보면 계속 같은 자리에 맴도는 느낌이다.
열심히 안 사는 건 아니다.
해야 할 일은 하고 있고, 책임도 피하지 않는다.
평일엔 일하고 주말엔 공부한다.
그 사이에서 아이는 늘 뒤로 밀리고,
그게 제일 마음에 걸린다.
아이는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데
나는 엄마로서 제대로 도움을 주고 있는지 모르겠다.
주변에서 다들 한다는 문화센터도 가본 적 없고,
정보를 찾아볼 여유도, 의욕도 없다.
주말이면 아이랑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은데
현실은 늘 과제에 붙잡혀 있다.
그렇다고 일을 해서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니다.
수입은 한정돼 있는데 쓸 데는 계속 생긴다.
아이한테 더 잘해주고 싶은 마음은 큰데
현실에서는 늘 계산부터 하게 된다.
체력도 예전 같지 않다.
몸이 먼저 지치고, 마음은 그다음에 무너진다.
그러다 보니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 걸까’
‘왜 이렇게 다 어중간할까’
이런 생각이 자꾸 든다.
그래서 요즘은 더 힘을 주기보다는
조금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뭔가를 더 얹기보다는
지금 하고 있는 것 중에서
조금 바꿀 수 있는 게 뭘지 고민하게 된다.
아이를 생각해도 그렇고, 나 자신을 생각해도 그렇다.
이 상태가 오래가면 좋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무너진 건 아니지만,
계속 버티기만 하는 생활이
나를 조금씩 지치게 만들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
가끔은 지금의 내가 너무 한심하게 느껴진다.
잘하는 것도 없고, 제대로 해내는 것도 없는 것 같아서.
그럴 때면 더 조용해지고, 말도 줄어든다.
그래도 오늘은
이 마음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으려고 한다.
지치고 있다는 것도 인정하고,
지금 방식으로는 오래 못 갈 수도 있다는 생각도 받아들인다.
요즘의 나는
잘 버티고 있는 사람도 아니고,
잘 해내고 있는 사람도 아니다.
그냥 여러 역할 사이에서
계속 흔들리고 있는 중이다.
아직 뚜렷한 답은 없다.
다만 이대로 괜찮은지
스스로에게 묻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아마 지금은 그런 시기인 것 같다.
그걸로 오늘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