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랑 잘 놀아주고 싶다.
이 말은 변명도 아니고, 그냥 사실이다.
하루를 시작할 때도, 일을 하면서도, 머릿속 한켠에는 늘 그 생각이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하루가 끝나갈수록 아이와 보낸 시간은 항상 부족하다.
생활을 하려면 일을 해야 하고,
일을 하다 보면 하루는 금방 지나간다.
그렇게 바쁘게 사는데, 그렇다고 여유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아이와 보내는 시간을 줄여가며 버티고 있는데
막상 돌아보면 ‘이만큼 힘들어서 얻은 게 뭘까’ 싶은 순간이 온다.
주말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아이와 놀아줘야 할 날인데,
나는 과제를 하러 집을 나온다.
남편에게 아이를 맡기고 문을 나설 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따라붙고,
가끔은 나만 도망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아이랑 어디를 많이 데려간 것도 아니다.
키즈카페도 손에 꼽을 정도고,
아쿠아리움은 딱 한 번 다녀왔다.
춥다는 이유로, 피곤하다는 이유로
집에만 있었던 날이 훨씬 많다.
그럴 때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이게 엄마 맞나?’
요즘은 그 질문이 자주 떠오른다.
괜히 짜증이 나고,
괜히 나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아이에게 충분히 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감각이
하루 종일 마음에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늘도 해야 할 일을 한다.
지금의 선택이 아이를 외면하는 게 아니라
조금 더 버텨보겠다는 뜻이라는 걸,
나 스스로는 알고 있으니까.
잘하는 엄마는 아니다.
여유 있는 엄마도 아니다.
다만 지금은,
미안한 마음을 안고 하루를 넘기는 엄마다.
오늘은 그런 하루를 보내고 있고,
이런 마음도 있다는 걸
솔직하게 남겨두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