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자라면서 나도 같이 자라는 것 같다.
예전에는 내가 아이에게 세상을 보여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좋은 것, 예쁜 것, 필요한 것들을 골라서 알려주는 역할이라고만 여겼다. 그런데 요즘은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아이는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가지고 태어난 것 같다.
나는 그 눈을 통해 세상을 다시 배우는 중이다.
아이는 작은 것에도 오래 머문다.
눈이 오거나 비가 오면 창밖을 한참 바라보고,
바닥에 떨어진 낙엽 하나에도 한참을 보면소 밟는 소리에 집중한다
나는 늘 바쁘게 지나쳤던 장면들이다.
연휴 동안 아이와 시간을 보내며
나는 많은 걸 생각하게 됐다.
나는 어디를 보고 달려가고 있는지,
무엇을 위해 이렇게 애쓰고 있는지.
아이를 위해 더 넓은 세상을 준비하고 싶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아이가 나에게 더 넓은 시야를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쓴다.
내 삶을 정리하기 위해,
조금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동화를 쓰는 것도 같은 이유다.
아이에게 들려주기 위해 시작했지만
결국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과정이기도 하다.
내가 조금 더 단단해지고,
조금 더 넓게 생각하게 되면
아이도 그 안에서 자랄 거라고 믿는다.
아이는 성장하고 있고
나는 그 옆에서 같이 배우는 중이다.
어쩌면
엄마가 된다는 건
아이를 키우는 일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자라는 일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