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Brain Drain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llie Feb 04. 2021

Don't be silly, Darling

바보처럼 네 재능을 낭비하지 마

:: Don’t be silly darling ::

크루엘라 드 빌(Cruella De Vil)은 월트 디즈니의 장편 애니메이션 101마리 달마티안에 등장하는 빌런이다. ‘잔인하다’를 뜻하는 'Cruel'에 여성의 이름인 'Ella', 그리고 '악마'를 뜻하는 'Devil'을 합친 이름다. 요근래 힙합 하는 친구들이 사용하는 '면도', '행주' 같은 가명보다 훨씬 더 힙합에 가까운 힙함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의 힙함은 여기서 다가 아니다.


여성 악역 캐릭터가 ‘마녀’가 아니라 ‘악마’로 일컬어지는 것도 멋진데, 그가 영화를 통해 남긴 대사야 말로 펀치라인 그 자체다.


MORE GOOD WOMEN HAVE BEEN LOST TO MARRIAGE THAN TO WAR, FAMINE, DISEASE AND DISASTER.
YOU HAVE TALENT, DARLING,
DON'T SQUANDER IT.
 
여자의 재능을 가장 많이 사장시키는 건
전쟁이나 기아, 질병, 재난보다
바로 그 결혼이야.
넌 재능이 있어.
그걸 절대 낭비하지 마.




영화 중에서 자신의 부하 직원으로 등장하는 아니타 Anita가 결혼하면 일을 그만두겠다고 하자 경악을 금치 못하며 뱉은 대사





여기까지 읽었을 때 떠오르는 다른 영화 캐릭터가 있는가?


맞다!


바로,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미란다’이다.


원작자가 101마리 달마티안의 크루엘라라는 캐릭터에게서 영감을 받고 창작한 캐릭터가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두 인물 간에는 유사점이 많다.


아래에서 한번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1. 둘 다 본인의 커리어에서 정점을 찍은 능력 있는 캐릭터라는 것. 


크루엘라는 영화 속에서 오트 쿠튀르(고급 여성복 제조업) 패션 하우스 ‘House of De Vill’의 성공한 대표로 등장하며,



미란다는 세계적인 유명 패션잡지 런웨이의 편집장으로 등장한다.







2. 부하 여직원의 숨겨진 잠재성을 알아보는 안목을 가졌다는 것






3.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사용하여 여성 부하 직원이 능력을 개발하도록 독려한다는 점


"넌 재능이 있어, 아니타. 그걸 함부로 낭비하지 마."

패션 드로잉 분야에 재능이 있으나 결혼 후에는 직정을 그만 둘 거라는 아니타에게 크루엘라가 던지는 대사이다.



미란다 역시 자신의 비서직을 그만두고 원래의 꿈을 찾아 기자로 지원한 안드레아의 추천서에서 그의 꿈을 미란다 만의 시니컬한 방식으로 응원한다.






4. 주변 사람들이 뭐라 하던,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개썅마이웨이를 걷는다는 점


강아지 몇 마리 사겠다고 휘갈긴 1천만 원짜리 수표... 당시 기준으로 1천만 원이었으니 30년 지난 인플레를 더하면?!




5. 남자들도 설설 눈치를 보는 한가닥 하는 성깔을 지녔다는 점


크루엘라에게는 자회사 건물 앞에 정차한 롤스로이스 팬텀 뒷문을 열어준 안내원에게 ‘Thank you’라는 말로 인사를 대신하는 것은 너무 가볍다!


그 대신 그의 반질반질 구두코에 자신의 담뱃재를 대신 툭, 툭, 털어주는 것 정도는 되어야 크루엘라 드 데빌(Devil)이지.  


뿐인가? 자신의 소심한 남편에게 "내 성을 따르라"며 으름장을 놓기도 한다. (외국은 결혼 후에 부인이 자신의 성을 버리고 남편의 성을 따른다)




미란다의 경우, 메이크업 브랜드 런칭쇼에서 그가 어떤 표정을 짓는가에 따라 해당 화장품 분기 컬렉션이 확 다 갈아엎어질 정도..








그들은 자신에게 손가락질하는 세상을 향해 이런 대사를 내뱉는다.

“Don't be silly darling, everybody wants to be us.
 멍청하게 굴지 마. 세상 사람 모두 우리처럼 되고 싶어 해.”

 


내가 개인적으로 두 캐릭터를 통해 읽은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낮은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지위야 말로 여성의 행복을 망치는 주범이기에, 자신이 가진 재능(Talent)의 동아줄을 힘껏 잡고 위로, 그리고 그보다 더 위로 올라가야 한다."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하고 순순히 가정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사회적 압박을 받기도 하는 여성들이지만, 결혼을 위해 눈높이를 낮추라 콧대를 낮추라는 조언을 듣는 여성들이지만, 우리 주변의 크루엘라와 미란다와 같은 독립적인 여성들은 결코 주눅 드는 법이 없다!


좌절은 잠시,

그러나 야망과 포부는 원대히!


재능(Talent)이라는 말이 고대 그리스에서 사용된 화폐 단위에서 파생된 뜻이라는 걸 알고 있는가?


 그렇다. 마태복음 15절에 달란트가 '각자 재능대로'라는 뜻으로 쓰였던 것처럼, 우리네는 각개의 재능(Talent)을 이용하여 하늘이 아닌 지상에 부(τάλαντον)를 축적하리라!


그러니,

“Don't be silly darling!”





매거진의 이전글 비출산, Better Never to Have Been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