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5만원을 들고 나오라고 했다

by 김혜원

학원에 간 아들이 전화로 다급하게

"내 저금통에서 5만원만 들고 나와달라"고 했다. 무슨 일인가 하니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고 한다. 5만원 친구한테 감자칩(?)같은 맛있는 걸 사줄거라고 했다.


위아래 나이에 전혀 신경쓰지 않는 아들은 1학년 동생도 5학년 형아도 다 친구인줄 안다. 학원에서 친해진 동생이랑 오늘 만나기로 약속을 했단다.


약속 시간이 엇갈려 우여곡절 끝에 만난 동생과 놀이터에서 노는 걸 멀찍이서 지켜 보다가 엄마들 사이에 있기도 서먹해서 놀다 오라고 빠져 나왔다.



근데 그 동생 폰 없던데 어떻게 연락 한거야?동생 엄마 번호를 물어서 엄마랑 통화 했다고 한다. 아들이...이렇게 저돌적인 아이였다니... 동생의 손에는 5만원치의 감자칩은 아니고 돼지바랑 빼빼로가 들려 있었다.


친구랑 눈 마주치면 숨기 바쁘던 꼬마가 어느새 동생한테 5만원을 턱 내놓을 수 있는 형아가 되다. 신기한 일이다. 내 생각에 이 세상에 어린이들이 변하는 걸 보는 것처럼 재미있는 구경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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