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맘과 워킹맘을 향한 이중잣대를 거부한다

김혜원, <아무도 불러주지 않는 내 이름을 찾기로 했다>

by 김혜원



전업주부인 나는 쉽게 자격지심을 느꼈다.

살림을 도맡고 아이들을 키우고 있지만

'돈을 벌지 않는 나'를 부끄럽게 여기는 마음이

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그 마음은 단순히

"일을 하고 싶다"로 치환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내가 아는 한, 워킹맘들 역시 나와 결이 다를 뿐, 자격지심과 죄책감을 등에 업고 산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아니,

오히려 결혼전에 그것을 먼저 알았다.

방송작가였던 나는

불규칙한 스케쥴의 비정규직 노동자라고 볼 수 있는

그 일을

아이를 키우며 할 수 없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어짜피 쫒겨날 자리라면

당당하고 멋지게 돌아서고 싶었고

그래서 직업으로서의 주부, 프로페셔널 주부, 현모양처가 되어서

가정 안에 단단한 내 자리를 만들겠다고

그렇게 다짐을 했던 것이다.


그렇게 10년을 애쓰며 살았는데.....

어느날 문득 보니

나는 다시 10년전 그 자리로 돌아와서

똑같은 혼란에 빠졌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의 기분이란.

오도가도 못하고 멈추어선 것이다.


내가 아는 단 두 가지 길이 모두 막다른 골목이라면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여성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이것 외에는 없는걸까?

그래서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세번째 길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얕은 희망을 품고.


#아무도불러주지않는내이름을찾기로했다

#김혜원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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