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 대한 절묘한 격언을 읽었다
김혜원, <아무도 불러주지 않는 내 이름을 찾기로 했다>
by
김혜원
Jul 12. 2022
전업주부 가 내 직업이고
또 천직이라고 믿고 살아온 시간이 있었다.
엄마와 아내와 주부의 역할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산 나의 10년.
가족들을 챙기는 일,
아이들이 성장하는 걸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일은 경이롭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궁금했다.
주부는 직업일까.
그리고 정말 내 삶은 이게 다일까
남편과 자주 싸웠는데
그는 내가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이를테면 공감과 위로 같은,
감정적 케어 따위를 말이다.
그러나 내 생각엔 그가, 가족들이
내게 하는 많은 요구가 훨씬 더 많았다.
이를테면 4인분의 집정리, 청소, 빨래, 육아, 식사 준비 같은.
이것들을 잘 해내려는 나의 노력은 당연한 의무이고
기브 앤 테이크를 바라는 나는 이기적인 것이라는 건
어딘가 이상했다.
전혀 논리적이지 않았다.
그런데 더 이상한 건
다들 그게 이상하다고 말하지 않는 것이었다.
남편과 나 둘 중에 누가 사라지고 누가 남았는지 나는 알 수 있었다.
결혼은 나에게 안정을 주었다.
그리고 그 댓가로 내게
사라짐을 요구한 것 같았다.
그래서 결국
나는 사라지고
이 집의 아내,주부,엄마만 남았다고 생각했다.
이런 불안.
이런 기분.
이런 마음.
나만의 문제일까, 알고 싶었다
#아무도불러주지않는내이름을찾기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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