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환희

2막 3장

by 김은정

<세상의 환희>


해설: 바람의 시야로 1km쯤 되어 보이는 거리에서 마을 사람들이 짐승 가죽의 털옷을 두껍게 입고 털모자를 쓰고 분주하게 소나무를 옮기고 있었다. 나침반과 시계를 잃어버린 지 까마득한 날들, 겉잡을 수없이 꽤 먼 시간들이 바람 앞에 멈추어 섰다. 그날은 바로 크리스마스이브였다. 시골 거리 위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퍼져 나갔다. 바람은 다 헌 바지와 여기저기 찢어진 양털 신 차림에 발가락의 절반은 동상에 걸려 무감각해져 있었다. 바람은 허기를 채우려고 방금 빵 가게에서 갓 구운 모카 빵을 들고 가는 들꽃에게 손을 내밀었다. 들꽃은 바람을 보자 난롯불을 지펴서 온 집 안을 따스하게 달군 집으로 바람을 데리고 갔다. 그리고 들꽃은 양젖을 얼른 짜서 우유를 데우고 식탁 위에 빵을 차려 주었다. 바람은 들꽃에게 고맙다는 인사도 잊은 채 허겁지겁, 주섬주섬 두 눈동자가 튀어나올 듯 무작위로 먹어 대었다.


들꽃: 당신의 이름은 뭐예요?

바람: 나는 바람이오.

들꽃: 어디에서 오셨나요?

바람: 눈보라를 맞으며 두 개의 산맥을 넘었소.

들꽃: 무슨 일로 이토록 먼 길을 떠나오셨나요?

바람: 사랑하는 여인을 잃은 후로 한잠도 못 자고 그 이후로 줄곧 그녀를 찾고 있다오.

들꽃: 그녀의 이름은?

바람: 풀잎이오.

들꽃: 혹독한 추위 때문에 지금 움직이기에는 위험해요.

눈보라가 멎고 봄기운이 들 때까지 이곳에서 머물다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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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저는 시와 소설을 쓰는 작가입니다. 브런치에서 독자를 만날 수 있다는 기쁨에 설렘도 있습니다. 음악을 무척 좋아합니다. 다양한 주제로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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