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음악 없이 어찌 사나

음악

by 엘리

음악이 한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주는 순간은 언제 시작되는 걸까?

그 영향이라는 것은 어떤 식으로 어디까지 손을 뻗어 변화시킬 수 있나?



아주 어린 시절부터 음악은 언제나 내 곁에 함께 있었다.

태교음악으로 들었던 클래식과 엄마가 불러주었던 자장가, 유아기에 배워 따라 부르던 동요부터 사춘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들었던 가요와 팝송까지 음악과 나는 떨어질 수 없는 자석과 같은 사이가 되었다.



여행을 떠날 때 설레는 마음을 더 고조시켜 주고,

슬프거나 외로울 때 나를 위로하고 같이 놀아 주고,

지쳐있거나 의기소침해 있을 때 힘을 낼 수 있게 응원해 주고,


기쁘거나 즐거운 일이 있을 때 내 마음을 신나게 만들어 준다.



반복되는 집안일을 할 때, 하기 싫지만 여러 이유로 운동을 해야 할 때 나를 일으키고 흥을 돋워주는 배경음악이 없었더라면 나는 아마 지금의 일상을 살아내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어떤 날은 내가 표현하기 어려운 내 안의 감정을 가사가 대신 나타내 주기도 하고, 어떤 날은 유난히 한 음에 마음이 조명되어 심하게 요동하기도 하고 연주가 되었든 글이 되었든 나에게 어떤 식으로라도 소리로 감동을 주는 음악이 너무 고맙고 소중하고 감사하다.




사람 많은 곳에 듣고 싶지 않은 소음들로부터 안전하게 나를 보호하는 이어폰 너머의 친구, 일에 몰입할 수 있게 도와주는 동료, 잠들기 전 달콤한 속삭임을 전해주는 애인 같은 존재, 음악.


오늘 나는 가까운 누군가에게 실망을 했고 그래서 몹시 화가 나는 것과 동시에 무기력해져서 글을 쓰기가 어려웠다. 스스로에게 지키자고 약속했던 일이기에 꾸역꾸역 의자에 앉아 자판을 두드리지만 시원찮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추억이 담겨 있는 음악과 상황 따라 듣게 되는 나만의 플레이리스트가 있을 것인데 지금 이 순간에는 창 밖을 두드리는 빗소리와 함께 피아노 연주곡을 듣고 싶다.


감정이 조금 추슬러지면 세상 사 다 그런 거라고, 별일 아니라고 위로하는 가사의 노래를 듣고 이 엉켜있는 마음을 잘 풀어내고도 싶다. 내 삶에 BGM이 없다면 삭막하고 무료하며 힘겨워서 어찌 사나 싶은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