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엘리 Nov 11. 2021

조용한 복귀

글쓰기

가을비가 내린 뒤, 차례를 기다렸다는 듯 겨울이 왔다.

글을 올리지 않았던 시간이 꽤 길었는데 그 사이 집 내부 수리도 했고 코로나 백신 접종과 시아버님 칠순여행까지 다녀와서라고 변명하는 소리라도 들어줄 독자가 없다는 게 조금 씁쓸하다.

자세한 상황설명 없이 20일 가까이 글을 올리지 않았으니 구독하던 분들이 취소한 것도 이해한다.



쓰고 싶은 이야기도 있었고 아프고 힘든 날을 제외하면 틈틈이 글을 올릴만했는데도 외면하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서 여러 핑곗거리를 찾아내며 글쓰기를 미뤘었다.



사람들은 글을 왜 읽을까? 소설을 왜 보고 시를 왜 외울까?

책을 사러 서점에 가고 독서 모임을 하고.. 누군가의 글이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걸까?



처음 글쓰기를 시작했을 때 내 생각과 마음을 자유롭게 풀어낼 수 있어서 좋았다.

그저 글을 쓰는 행위만으로 기분이 좋아지고 어지럽고 복잡한 생각들이 정리되는 것 같아 즐거웠다.

그러다 내 글을 읽는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글을 쓰려고 하니 어려워졌다.



공감하는 글을, 이해받고 격려받는 글을 쓰고 싶은 욕심이 커지다 보니 내가 원하는 만큼 따라와 주지 않는 내 작문실력에 실망하고 풀이 죽었는지도 모르겠다.( 바꾼 안경이 불편해서기도 하고.. 몸도 아프고 주절주절)



브런치에 글을 올리지 않는 동안 소설 구상도 했고 동화 삽화 작업도 조금씩 하고 있긴 했다.

캐릭터를 잡고 줄거리를 만들고 스케치도 하고 어떤 식으로 어느 때에 어떻게 올리는 게 좋을지 고민도 했고 말이다. 그러는 동안 일상을 기록했던 글쓰기라는 행위가 잠시 멈췄었는데 오늘 다시 시작이다.



2차 접종이 11월 말인데 그쯤 12월 가족여행도 있고 아이 방학도 시작돼서 전처럼 자주 올리지 못하더라도 꾸준히 글 쓰는 건 계속해야겠다. 다른 이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 글을 써야 하는지, 나만 좋으라고 쓰는 거 말고 다른 사람들도 좋고 즐거울 수 있는 글을 쓰기 위해 연구 많이 해야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