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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 Nov 19. 2021

기회가 없어 생기지 않은 일

불륜

불륜의 사전적 정의가 무엇인가 찾아보니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에서 벗어난 것이라 한다.



꼭 부부 사이의 바람으로, 남녀 간의 치정으로 얽힌 일만이 불륜은 아닌 것이란 말이겠지.

그래도 불륜하면 외도를 하는 기혼남녀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는 건 일반적인 일이다.



부부 사이의 권태로움을 느낄 때 잠시 일탈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만, 자신 스스로 배우자가 아닌 이성을 만나기 위해 먼저 무언가를 시도한다는 것은 양심에 찔리는 일이니까 대부분 상상에 그친다.

특별한 계기가 없다면 낯선 이성과 만나게 될 일도,

이미 알고 지내던 동료나 지인에게 묘한 감정이 생겨 분위기가 야릇해지는 일도,


일상에서 자주, 그리고 흔히 일어나는 일이 아니기에 몇 프로의 부부들은 언제 위험에 노출될지 모를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도 그런대로 결혼생활이 잘 유지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다지 부유하지도 않고, 시선을 사로잡는 매력 있는 외모도 아니고 누가 봐도 가정이 있는 사람의 나이대로 보이는 남자나 여자에게 흠모하는 마음으로 접근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사기를 치려면 모를까..



같은 직장이나 모임 중에서도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며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정이 깊어져 그릇된 일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으나 업무에 지치고 생활에 치이면 다른 이를 들여다볼 여유조차 없을 때가 많으니 이 또한 빈번하게 일어날 수는 없는 일이다. 머릿속에서 저 사람이랑 키스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 정도는 할 수 있으려나.



결혼생활 중 불륜을 저지를 기회가 오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한다.

유혹을 뿌리치는 일은 정말, 정말 어려운 일이니까. 배우자와의 관계가 안 좋을 때는 더더욱.



어딘지도 모를 몸 저 안에서부터 꿈틀대고 뜨거운 무엇인가를 맨손으로 계속 짓눌러서 솟아오르거나 넘쳐흐르지 못하게 있는 힘껏 막아보는 일.



아주 간혹 위에 언급한 이유가 아닌데도(재력, 외모, 사기 등) 벌어질 일이었던 것처럼 누군가 다가오는 일이 생기기도 하는데 내 상황을 밝혔는데도 좋다고 만남을 원하면 '이 사람 제정신 박힌 인간 아니네.'라는 방패를 만들어 얼른 막아버리고 멀리 피하는 것을 권해본다.


여지를 주다가 어떤 날에 중심을 잃고 휩쓸려 갈 수도 있으니 말이다.



결혼생활이 끝났음을 인정하고 정리한 후에 불꽃이 튀어 서로 사랑했다면 그거 욕하는 사람 누가 있나.

하지만 나를 믿는 사람을 배신하고 기만하는 일은,

어쩔 수 없는 본능에 이끌렸고 우리는 사랑이며 운명에 순응했을 뿐이라는 궤변을 이해받기는 힘들다.



그런 부정한 일이 일어나지 않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것을 감사해하는 우리들이 되길 바라며.(기회라고 쓰기엔 이 단어에 미안할 정도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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